11월 3일자 - 북한 6자회담 복귀와 과제

by 유로저널 posted Nov 0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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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실험 강행 이후 출렁거린 한반도가 북한의 6자 회담 복귀 선언으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게 되었다. 북한은 미국의 양보를 얻기는커녕 국제사회의 일치된 제재만을 얻었을 뿐인데도 퇴로 없는 벼랑 끝 전술을 지속해 왔다. 반면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한국까지 끌어들인 대북제재 국면을 그동안 야심차게 준비해온 북한체제 전환의 계기로 삼으려는 속내를 공공연하게 드러내왔다. 북,미가 강대강으로 맞선 한반도의 현실은 파국이냐, 안정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북한의 무모한 도발행위와 미국의 완강한 북한무시 정책은 이제 북핵을 넘어 북한문제에 대한 각국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북,미가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고민에 빠져 있다. 북한이 애초에 핵문제를 부각해 얻고자 했던 것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이었고, 따라서 북한에 핵은 협상용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핵실험 이후 북한은 협상용과 함께 체제유지용 핵 보유라는 이중용도로 핵무기를 고민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실패로 드러났고 중국마저 제제에 동참하는 등 북한은 극심한 고립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사실 최근의 북한 행보는 미국을 겨냥한 벼랑 끝이면서도, 북한과 미국 중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대중국 벼랑 끝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한반도 안정을 위해 북한체제를 껴안아 왔다. 특히 미?일의 중국포위에 대응해 북한지역을 완충지대로서 필요로 해왔다. 그러나 이제 중국 내부에서도 김정일 체제를 계속 껴안아야 하는지, 새로운 북한체제를 구상해야 하는지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상태이다.

결국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선언은 이러한 혼란 상황을 정리할 마지막 카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6자 회담이 열리면 의제는 크게 보아 2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북 미간 실무협의체에서 협의하기로 한 금융제재 해제 문제이다. 미국은 BDA, 방코델타아시아에 대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합법적인 계좌에 대해서는 동결을 해제하는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이상의 양보는 쉽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확인된 불법행위에 대해 북측의 소명 등 북한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BDA 계좌에 대한 전면 동결 해제와 더 이상의 금융제재 중단 등 좀 더 전향적인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의제는 9.19공동성명 이행 방안이다. 6자 회담국이 모두 논의하는 이 부분에는 북한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 폐기, 미국의 대북 체제안전보장, 관계 정상화, 경수로 공사 재개 등이 포함돼 있다. 먼저 북한이 이미 핵실험을 한 만큼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의 폐기에 대해 좀 더 강력한 검증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 핵폐기, 후 경수로 제공을 주장하는 5개국에 대해 북한은 선 경수로 제공, 후 핵폐기 카드로 맞설 수도 있다.

지난해와는 달리 이제 북한은 핵 보유국임을 내세워 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하려 할 것이고,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관련국들과의 충돌은 협상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이 안보리 대북제재 카드를 계속 사용할 뜻을 보인 만큼 6자 회담이 열리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결국 이번 회담의 궁극적인 목적은 다음과 같다. 북한은 핵보유가 아니라 핵포기를 택해야 하고, 미국 역시 체제전환이 아니라 협상을 택해야 한다. 중국도 북한의 정권교체가 아니라 한반도의 안정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 역시 고장난 비행기를 활주로에 무사히 착륙시킬 있는 연착륙(soft landing) 정책을 지속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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