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의 성급한 복원에 반대한다.

by 유로저널 posted Feb 1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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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의 성급한 복원에 반대한다.



  숭례문이 불탔고 국민들의 마음은 같이 숯덩이가 되었다고들 한다.

어떤 이는 자신이 무너져 내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쓸데 없는 딴지지만 그 말에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우리 사회에서 문화재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역사적 측면에서 보면 객관적 물질적 자료

그 이상의 것은 아닐 것이다.

한 나라의 국가적 보물로 지정한다는 행위 자체는 과거 전통의 단순한 계승 차원의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국가적 자긍심의 한 표현이며 그 보존의 근거는 바로 이에 있다.

바로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어떤 '실용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닐 진대 600여 년을

그 자리에 버티고 서 있던 숭례문의 전소가 왜 우리의 마음을 아리게 하는 것인가?

숭례문이 단순히 국민적 자부심의 근거에 지나지 않는다면 이는 민족주의적 사고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과거의 유산들은 그런 의미를 넘어서 인류가 거쳐온 '삶의 흔적'이고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갈

역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에 문화재의 보존은 한 국가적 차원을 넘어서 국제적인 연대가 활성화되어 있는 것이다.

UNESCO의 세계문화유물 지정은 바로 그런 의미의 활동이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의 문화재를 단순히 자신과 국가적 정체성의 동일물로만 바라보는 것은 아닌가?

  이번 화재 이후 각 언론에서는 범인 채 씨와 각 책임 소재를 가리는데 열중하고 있다.

국가와 정부에 대한 개인적 분노를 숭례문 방화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채 씨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또한 문화재청과 소방방재청의 미숙한 대처에도 간접적인 책임을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가관인 건 이것이 노무현 정권의 잘못이라고까지 비약하는 한나라당의 모습이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이명박 당선자의 서울시장 재임시절 대책없는 숭례문 개방은 더 큰 책임이 아닌가.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지난 한 세기에 걸쳐 우리의 마음 속에 각인된 문화재에 대한 관념이다.

문화재의 본질적 의미를 찾고 그것을 교육하기 보다는 국가주의적 단결의 도구로써만 그리고 해외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 위한 것으로만 치부해 버린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일이다.

현재 우리의 문화재는 민족주의적 사고를 제외해버리고 나면 남는 것은 단순히 오래된 '건물'과 '물건'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제 2, 제 3의 숭례문 화재가 없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이번 채 씨에게 숭례문은 단순한 '국가적 상징물'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숭례문을 원형대로 복원하는 것이 처음의 일일 것이다.

이명박 당선인의 '국민적 모금'은 잘못을 저지른 이가 피해자에게 돈 내놓으라는 격이다.

차기 정부에서는 밀어붙이기 식으로 복원을 할 것이 아니라 이번 복원 과정에서 무엇이 필요한 지

심사숙고 해야 한다.

원형의 복원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화와 전통, 역사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이 걸리더라도 숭례문 복원 과정을 하나의 사회적 재교육 차원으로 활용하여 인류 역사의 산물인

문화재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한층 더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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