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수사 방해와 내곡동 특검 연장 거부 유감

by eknews posted Nov 1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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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수사 방해와 내곡동 특검 연장 거부 유감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특별검사팀 수사에 청와대의 비협조에 비판이 거세다.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내곡동 사저 터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팀의 수사기간 연장 요청을 거부한 것이다. 청와대는 또 이날 경호처에 대해 발부된 특검의 압수수색영장 집행도 거부했다. 

또, 제출해달라는 서류에 알맹이가 없는 빈껍데기만 제출해 고의적으로 수사를 방해했다.이에 따라 특검 수사는 14일 '미완'으로 종료된다. 

청와대의 이 같은 대응은 아직 규명해야 할 의혹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명백한 수사 방해라는 것이다. 이로써 내곡동 특검 수사는 14일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특검 수사가 아직 규명해야 할 부분들이 많고 경호처의 자료 조작 및 은폐 의혹까지 제기됐는데도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더 이상 수사를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특히 법원이 형사소송법의 관련 규정을 충분히 고려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와대가 거부한 것은 우리나라 형사사법 역사의 오점으로 남게 됐다.

더구나 수사 대상인 청와대가 스스로 수사협조 여부를 판단하고 수사가 충분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아들과 큰형을 소환하는 등 그동안 수사가 충분히 이뤄졌다”며 추가 조사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대선 기간 중 정치적 논란으로 국민들의 선택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적어도 법적으로는 청와대의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 특검 수사 승인권한은 대통령에게 있으며, 군사ㆍ공무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해당기관의 승인 없이 압수수색을 할 수 없는 것은 맞다. 그러나 대통령 자신을 둘러싼 의혹 수사에 대해 스스로 그 필요성 여부를 판단한 것은 명분이 약하다. 

특검 연장은 그 사유가 현저히 부당하지 않은 한 받아주는 게 관례였다. 청와대가 수사에 충분히 협조했다는 주장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시형 씨가 큰아버지인 이상은 회장에게 빌린 6억원 차용증 원본파일이 삭제됐고, 검찰에 제출한 서면진술서를 대신 써준 직원 신원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특검팀이 제3의 장소에서 전달받은 경호실 자료들도 알맹이는 모두 빠졌다고 한다. 청와대 경호처가 임의 제출한 자료에 당초 요구했던 사저 부지 매입계약 관련 자료나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가 작성한 차용증 원본 파일 등 주요 증거들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시형 씨의 서면진술서를 대리작성한 행정관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압수수색은 거부했다. 누가 봐도 ‘충분한 협조’로 보긴 어렵다. 

수사기간 연장 갈등은 청와대의 비협조가 자초한 측면이 절대적이다. 물론 청와대는 특검의 수사가 마땅치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왕 특검을 수용했다면 최대한 협조하고 빨리 마무리 짓는 것이 상책이다. 

불거진 의혹을 적당히 덮으려 들다간 오히려 더 큰 화근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지난 정권에서 숱하게 목격하지 않았는가. 힘으로 수사를 무력화한다고 덮어질 일이 아니다.

이번 사저 특검은 그 의혹의 중심에 대통령이 있다. 자신과 자기 조직에 대한 수사일수록 오히려 적극 협조해야 나중에 뒷말이 남지 않는다. 적어도 그런 사정까지 감안했다면, 그리고 당당하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 청와대가 수사에 제대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수사결과와 상관없이 절차적 명분은 가질 수 있겠지만 이런 기회마저 놓쳐 버렸다. 

청와대의 비협조 때문에 의혹을 풀지 못했다는 결론이 내려진다면 이 대통령 일가에게도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퇴임 뒤 재수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검팀 역시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정치권은 청와대와 특검의 갈등 추이를 지켜보며 대선판의 유불리 계산에 한창이다. 그 구실을 특검이 제공한다면 의혹을 철저히 밝히라는 국민적 요구를 거스르는 것이다. 특검은 미진하나마 그동안 수사 결과를 곧 발표한다. 그 결과는 어떤 형태로든 대선판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검이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 공연한 오해를 사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처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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