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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 2009년 11월 13일 19시 - 21시 30분
     어디 : 한국인의 집(Korea-Zentrum)  
            Bochum-Wattenscheid. Schulstr. 7
         문의 : 최정규  0234-492797. 01577-2088-225
                        메일 : choi5047@naver.com

         주관 : 이주노동위원회    
         후원 : 사단법인 한국민중문화모임




------------ 책을 읽고서 ------------------

문학동네에서 가끔 좋은 책들을 보내준다. 감사하며 읽고 있다.

이 책을 처음 받아들고 내용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는

표지도 예쁘고, 제목도 예쁘고....어쩌면 그저 예쁘기만한 청춘소설,

또는 트렌디한 칙릿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했는데

첫페이지부터 알알했던 가슴이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잔잔하지만 깊은 슬픔이 몰려왔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분연히(?) 일어나 내가 해야 할 일을 했다.

이 소설은 바로 이런 소설이다.



이 소설의 내용은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직후의 시간적 배경과 광주를 장소적 배경으로

그해 스무살이 된 주인공 해금이와

그의 가족, 그의 친구들, 그의 동료들이 겪게 되었던

아픔과 슬픔과 사랑과 아름다워야 했던 시절을 그리고 있다.

유사한 내용의 다른 소설들이 서사소설, 대하소설, 역사소설의 성격을 띄고 있고

정치적이며 이념적인 맥락을 견지하고 있는 것에 비하여

이 소설은 정치를 적나라하게 말하면서도 정치적이지 않고

민주투쟁을 사실 그래로 그리면서도 이념지향적이지 않다.

그냥 스무살 여자 아이의 마음 그대로, 진심 그대로, 있는 그대로

보여지는 것을 따뜻한 마음으로 보고 이야기하는 것....그 이야기를 나의 옛 친구인 해금을 통해서

너무나 사적으로 둘이 마주앉아 듣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모든 구절이 더 절절하고, 더 가슴이 아팠다.

정치, 민주, 그런거 모른다해도

내 친구 이야기이고, 내 동생 이야기이고, 내 부모들의 이야기이다.





해금의 관계도

처음에 책을 읽기 시작하면 너무 여러 명의 인물이 나오면서

시점은 분명히 해금을 1인칭으로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친구들의 상황을 묘사할 때

시점이 약간 헷갈릴 수 있다.

해금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모든 관계를 파악하면 이 소설이 훨씬 더 잘 읽힌다.




아버지는 전직 교사이며, 마음이 따뜻하고 해금을 예뻐하신다.

어머니는 무뚝뚝한 척하지만 자식들 사랑이 깊다.

고모는 의상실을 운영하고 있는 싱글인데, 해금에게 의상실 일을 가르친다.

큰언니 순금은 직장을 다니고 그림그리는 사람을 사랑한다.

둘재언니 정금은 학교 선생이고,

셋째언니 영금은 대학생인데, 학생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간다.

동생 영미는 노래를 아주 잘 부른다.







해금의 친구들은 바로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나던 날 미팅을 하기 위해 한곳에 모여

그 역사적 현실을 목도하게 된다.

이날 경애가 죽었고, 그 죽음을 수경이 보게 된다.

수경은 나날이 그 처참한 경애의 죽음 장면 때문에 괴로워하다가 결국 죽는다.

승희는 미혼모가 되고, 버스안내양으로 취업을 한다.

정신이는 대학에 간다.

승희를 좋아하던 진만은 승희가 아이를 낳자 이리저리 떠돈다.

승규는 서울대학에 들어가지만 학생운동으로 붙잡혀 군대에 징집되었다가 의문사한다.

만영은 승희의 아이 승춘의 자기 아들처럼 사랑하며 승희를 마음에 둔다.





해금은 해맑고 환한 환을 사랑하게 된다.

환의 선배 진혁은 시인이고, 진옥은 진혁의 애인이다.

환과의 이별후 어려운 순간마다 진혁은 해금에게 도움이 된다.





이 소설에서 놓치면 안되는 것들

쉽게 읽히는 소설이라 맘만 먹으면 하루이틀이면 쉬리릭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놓치면 안되는 것이 몇가지.....

이것들을 기억하고 읽는다면 단순히 재미있거나 단순히 슬픈 소설이 아니라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탁월한 언어의 조탁-동화같은 표현들

읽는 내내 동화를 읽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분명 내용은 처절한 것들도 많은데도 예쁘고 아름답기만 한 어릴 적 읽었던 동화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이유는

공선옥의 문체가 동화처럼 맑은 감성과 순수한 정서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리 힘든 환경에 있어도 다시 일어서서 자기 길을 묵묵히 가는 것이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임을....그러한 최선이 바로 가장 예쁜 시절임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과 같은 스무살을 보내고 봄밤을 맞는 해금이처럼.......

<본문 301페이지에서>
나는 정신이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돌아섰다. 이제 막 별이 떠오르고 있었다. 나는 걸었다.

어둠이 내리는 거리에 오늘도 어제처럼 빰에 홍조를 띤 청춘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그 인파 속에서 얼핏 환이 보였다. 아름다운 나의 환이 꿈결처럼 떠가듯이 가고 있는 거리는 정다웠다.

별이 눈물에 반사되어 유릿조각처럼 반짝였다. 소슬한 저녁바람이 불어왔다.

나는 환이 갔던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성큼 몸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다. 내 짧은 단발머리가 바람에 날렸다.

내 짧은 머리카락과 함께 내 눈물도 바람에 날리면서......나는 힘차게 달렸다.

내 머리카락과, 내 눈물과 함께 꽃향기 바람에 날리는, 봄밤이 이제 막 열리고 있었다.



아름답고 진실된.....그러나, 아련하고 아픈 사랑이야기

해금은 이 소설에서 이환이라는 남자아이를 사랑하게 된다.

환과 해금의 만남부터 헤어짐(?)까지는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이다.

너무나 아름답고, 너무나 진실되고, 그렇지만 만남 내내 가슴을 졸이게 하는 아픔....

아프지만 아련한 꿈결 같은 그런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환을 처음 만나는 순간, 어두운 마당이 환해졌다.

주위를 환하게 만드는 사람, 한 마디를 해도 똑같은 말을 다른 사람이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게

느끼게 해주는 사람..... 정말 환은 그런 사람이었다.

그러나 설령 그런 사람이 아니었더라도 사랑은 그렇게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본문 104~105페이지에서>
"환아, 장난감 그만 만들고 와서 고기 먹어라."
일꾼 한 사람이 작업장 안에 대고 소리쳤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화톳불 위에서 고기가 익어갔다.

제재소 마당에 유일하게 서 있는 목련나무 고목의 꽃망울이 팽팽하게 부풀어오르는 봄날 저녁,

그늘이 포근히 내리고 있었다.

그 마당으로 환이 나왔다. 환이 나오자 어두운 마당이 환해졌다!

<본문 130페이지에서>
환이 만들어준 목각인형이 지금 내 가방 속에 있다. 환은 그것을 내게 주면서 말했다.
"내가 만든 이 작은 물건이 다른 사람한테 기쁨을 준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환은 결코 말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처지와 심정을 과장없이 정직하고 담담하게 표현할 줄 알았다.

똑같은 말이라도 다른 사람이 하면 그냥 하는 말처럼 들리는데 환이 하면 달라졌다.

가령, 똑같은 꽃을 보고도 다른 사람이 이쁘다고 하면 그냥 하는 소리로 들리지만,

환이 말하면 그 꽃은 정말로 이쁜 꽃이 되었다.



1980년의 어두운 과거를 통해 현실을 조망하는 것

분명 이책을 읽고 있는 지금은 2009년인데 1980년에 있었던 일, 거의 30년전의 일을 읽으면서

왜 나는 바로 오늘 우리의 현실을 보고 있었던 걸까?

요즘 민주주의의 후퇴니, 역행이니 하면서 사회 각처에서 민주주의 위기에 대해 선언을 하고 있어서인가?

서울광장에 모여든 사람들, 쌍용사태, 경기침체로 문을 닫는 회사들.....

진보와 보수의 첨예한 대립.....

진보의 모든 언행 뒤에는 빨갱이가 있다는 국풍논리를 펴는 보수집단과

보수의 모든 언행 뒤에는 정권야욕과 특권층만을 위한 편협함이 있다고 주장하는 진보집단들.

무엇이 옳은지는 무식한 국민이라도 조금만 지켜보면 다 아는 일이다.

이 소설 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건들을 마치 현재의 뉴스처럼 생각하고 읽어보면

왠지 더더욱 공감이 간다는 것은 정말 소설의 내용보다 천만배는 더 슬픈 일이다.

<본문 273-274페이지에서>
수위실 옥상에서 노무과장이 메가폰을 들고 노동자들을 훈계했다.
"여러분들은 지금 자신이 하는 행동이 옳다고 생각합니까?

~(중략) ~

이 나라의 자랑스런 어머니가 되려는 여러분의 소중한 꿈을 지금 누가 무슨 권리로 짓밟고 있는 것입니까,

여러분은 그 사람들의 정체를 모를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고 순진한 여러분을

선동하는 불순세력에게 더이상 이용당하지 마시고, 이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서 물의를 일으키는 일이 없도록......"
(중략)
"어이, 미스리, 나이먹고 오란 데 없어서 발광이 났냐? 정 없으면 내가 소개해줄테니,

당장 미친 짓 그만두고 존말 할 때 시집이나 가시지, 응?"
한껏 목청을 가다듬어 여러분, 어쩌고 하던 때와 백팔십도 달라진 노무과장의 야비함에 절로 치가 떨린다.

<본문 289페이지에서>
승규는 내무반 매트리스 위에 하얀 천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었다.
아들이 자살했다고 했다. 금쪽보다 귀하디귀한 외아들이, 서울대학에 들어갔다고

읍내 거리에 플래카드까지 내걸렸던 자랑스러운 아들이,

아이들과 노인들과 약한 사람들에게는 유달리 친절했던 그 인정 많은 아들이,

어인 이유에선지는 몰라도 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

머리에 난 총구멍이 과연 아들이 낸 총구멍인지, 다른 누가 낸 총구멍인지, 알수는 없으되,

아들 스스로 한 짓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중략)
"서승규 일병이 현 사회체제에 불만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말하자면 부대장은 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를 대고 있는 것이리라.

이곳까지 오는 내내 어머니 눈에서 한시도 쉬지 않고 흐르던 눈물이 뚝 멈추었다.
"아니어라우, 대장님, 우리 아들으은 자살을 헐 놈이 아니어라우. 참말로 아니어라우, 아니랑게라우......"
"헌병대에서 조사를 다 했습니다. 그러니 장례를 빨리 서두르시는 게......"
그렇게 허망하게, 승규는 갔다. 부대 사람들 그 누구도 더이상 승규의 죽음을 설명해주지 않았다.



아픔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해학으로 푸는 서민들의 삶.

모든 사건들이 너무 처절하다.

해금의 9송이수선화회의 9명 중 3명이 젊은 꽃다운 나이 스무살에 죽었다.

그것도 병으로가 아니라, 자기 잘못으로가 아니라......모순적인 사회와 정치의 구조에 희생되어.

그중 몇 명은 감옥에 갇힌 적도 있었고, 가난과 차별에 몸부림쳐야 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아픔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짠한 전라도 사투리로 삶을 해학으로 풀어갈 줄 아는 이들의 이름이 바로 서민이다. 국민이다.

대단한 삶의 반전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주어지는 대로, 눌리는 대로, 걷어차이는 대로.....

몇몇은 사라지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또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간다.

양심수로 감옥에 있는 딸을 면회하고 온 해금의 엄마가 마가린을 넣고 비벼먹는 밥맛처럼

서민들의 삶은 그저 살만하기도 하고, 또 그 밥을 먹으면서 눈물을 같이 먹기도 한다.

<본문 224페이지에서>
엄마는 집에 와서 끼니 때마다 반찬도 없이, 영금에게 차입시켜준 '빠다',

그러니까 마가린으로 밥을 비벼 먹었다.
"이렇게 비벼 먹으면 감옥 밥도 먹을 만하겄다 야."
천성적으로 밝은 엄마도 그러나, 그렇게 밥을 비벼 먹고 나서는 남몰래 울었다.

반찬 없이는 먹었지만 밥을 먹은 것조차 미안하고 아파서, 그렇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엄마한테 화를 냈다.
"엄마가 이런다고 영금이가 알아줘. 교도소장이 알아줘. 감옥에 있는 영금이는 빠다 한 통에도 행복해하잖아.

그러니까 우리도 작 먹고 잘 살자고오."

환이 스스로 팔을 그었다.

그렇게 주위를 환하게 했던 환이.... 환의 불우한 가정사에 환의 행위는 불가피했는지도 모른다.

병원에 입원한 환을 찾아간 해금은 그 환했던 환에게 어두움만 가득하다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스무살이 깨닫게 되는 삶의 현실..... 그 아름다운 나이에 인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삶을 배우게 된다.

<본문 206페이지에서>
그러나 나는 이제 알았다. 아프지만 할 수 없었다.

이제 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그런 구름 한점 없는 시절이 다시는 오지 못하리라는 것을.

그런 날을 우리가 다시 맞을 수 없는 것이 그에게, 혹은 내게 무슨 죄가 있어서가 아니지만,

우리가 다시 예전처럼 풀밭을 데굴데굴 구를 수도 있을 것 같은 웃음을 짓는다면,

그것은 죄가 될 것임을. 나는 다만 그렇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을 뿐이라는 것을.

우리 인생에는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이 온다.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구분되는 순간 말이다.

그런 순간은, 예기치 않게, 혹은 법칙처럼 오고야 마는 것이다.



남의 아픔을 자기의 아픔으로 받아들이는 "하나된" 관계

병원에 있는 환을 보고 온 해금이 맞닥뜨린 현실.... 그 무게감과 어찌 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막막함.....

해금은 자신을 위로해주려는 시인 진혁을 보자 눈물이 났다.

살면서 이런 눈물을 사람들은 얼마나 많이 흘리게 되는가!

그러나 눈물을 흘릴 줄 아는 것은, 그것도 남을 위하여 눈물을 흘릴 줄 아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특권이자 그가 인간임을 말없이 말해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다.

눈물이 많은 나는 때로 친구들이나 동료들에게 핀잔을 듣는다.

징징댄다고......나에게 징징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나는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내가 정말 마음에 든다.

언젠가 눈물이 말라버릴까봐 오히려 걱정이 된다.

어릴적 엄마에게 혼나고 나서 눈물고인 눈으로 보았던 전등불빛이 너무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눈물을 통해서 세상을 보면 마른 눈으로는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본문 211-212페이지에서>
겨우 참았던 눈물이 다시 퐁퐁 샘솟기 시작했다. 시인이 말했다.
"나 말고 다른 사람 때문에 울 수 있는 사람은 아름답지.

자신의 슬픔 때문에 우는 사람보다 다른 사람의 슬픔 때문에 우는 사람이 많을수록 세상은 좀더 아름다워질 거야.

그러니까 너도 아름답구나. 환이 때문에. 해금이 너 때문에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웠는지도 몰라. 봐,

네가 울기 전보다 지금 별이 훨씬 더 반짝이잖아."
나는 울다가 웃었다. 내 눈물 때문일 수도 있으나 별은 정말, 아까보다 더 반짝이는 것 같았다.



진정한 정치는 거대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길 원하는 작은 바람에 주목하는 것

요즘 우리나라는 너무 위대한(?) 당과 대통령을 국민들이 모시고 있다.

그들은 너무 잘 배우고, 너무 경험이 풍부하고, 너무 돈이 많고, 너무 힘이 세서 너무 위대하시다.

그래서 자신들의 신분에 맞는 거대한 일들을 계획하신다.

운하도 지어야 하고, 4대강사업도 추진해야 하고, 세계에 보란듯이 이런 저런 것들도 해야 하고

너무도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고 여기기에 그것을 반대하는 언론은 참을 수가 없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정말 중요한 정치란......물론 이 책에는 정치란 말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는다.

내가 의역하기에.... 진정한 정치란 이렇게 거대한 것이 아니고

인간이길 원하는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아이 한 명, 할머니 한 명, 가난뱅이 한 명....

그대로 두면 어쩌면 인간 이하의 삶을 살 수도 있는 그 한 명의 작은 바람에 주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겉으로는 번지르한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어도

사실은 오만과 편협으로 스스로 인간이기를 포기한 동물의 부류들이 최소한 인간으로 살수 있는

그런 교육이 주어져야 하는 것....바로 그게 진정한 정치가 아닐까?

<본문 240페이지에서>
남자의 웃음소리는 혐오스러웠다. 정신은 말했다. 상대보다 힘이 세다고, 더 많이 배웠다고, 더 많이 가졌다고,

더 우월하다고 믿는 자들이 부리는 오만과 횡포와 모욕과 폭력과 무례함에 맛서기 위해서라도

우선은 그 오만과 횡포와 모욕과 폭력과 무례함을 견뎌내야 한다고.

모든 오만한 자들이, 모든 무뢰배들이 스스로 부끄러워할 때까지, 견디고 견뎌서,

그 견디는 힘으로 우리가 아름다워지자고,

왜냐하면 모든 추함은 모든 아름다움 앞에서 결국 무릎을 꿇게 되어 있기 때문에.

동물에서 출발한 인간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인간이기에.

동물적 본능의 시간에서 조금이라도 인간의 시간을 살기 위해 몸부림치기 때문이라고.

동물의 시간에서 인간의 시간으로 나아가기 위한 지난한 몸부림의 과정이야말로

진보의 역사라고. 정신은 힘주어 말했었다.

오늘, 저 무뢰배의 오만이 횡행할 수 있는 이 야만의 구조, 이 동물적 상황을 나는 견뎌야 한다.

저항하기 위해 견딜 것. 아름다워지기 위해 지금은 견딜 것.


누구는 이 책이 재미없다고 했다.

어떤 관점에서는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언젠가 꼭 한번 저자인 공선옥님을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나와 잘 통하시는 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예뻤을 때, 해금과 같은 스무살 때 나는 어떻게 살고 있었나 되돌아보았다.

그때는 정말 해금이처럼 순수했었다. 정말 아름다웠다. 그때의 내가 그립다.

그러나 그때가 내 생애 가장 만족스러웠던 때는 아니었던 것 같다.

내 생애 가장 행복하고 만족스러웠던 때는 몇 살이었다고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떤 의도도 없이 댓가도 바라지 않고 사랑을 하고,

내게 주어진 시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아픔과 아름다운 일들에 민감하며 눈물을 줄줄 흘렸던 때, 바로 그때......

그것이 지금 이 순간일수도 있고, 또 다가올 순간일수도 있는, 그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행복은 지금부터일수도 있다.

나에게도, 이 글을 읽는 어떤 사람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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