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저널 와인칼럼

박 우리나라의 프랑스 와인 기행 39 : 프랑스 와인 자습서 제5장 샹파뉴(Champagne) – 5

by eknews posted Nov 2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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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프랑스 와인 기행>

프랑스 와인 자습서 제5장 샹파뉴(Champagne) – 5



"로제 샹파뉴는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섞어서 만드나요?" 대답은 YES. 이 대답에 놀라지 않는 사람은 와인 초보, 또는 와인 고수, 반면, 의아해 한다면 와인 중수일 가능성이 높다. 당신은 이 대답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위 질문은 이제 막 와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이 아름다운 장밋빛 와인에 대해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다. 왜냐하면, 로제 와인의 색깔이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 중간 정도이기에, 와인 경험이 많지 않은 경우, 두 종류의 와인을 섞어서 만든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www.lyon-entreprises.jpg

사진 출처 : www.lyon-entreprises.com

 

하지만 보통의 로제 와인은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섞어서 만들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프랑스에서 로제 와인을 만드는 방식은 적포도(청포도가 아니라)를 강하게 압착해서 만드는 '직접압착'과 적포도를 압착해서 얻은 맑은 포도즙을 마크(Marc-포도 껍질과 씨, 때로는 줄기 등이 혼합된 것)에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접촉시키는 '세녜(Saignée)'가 있다. 이러한 로제 양조 방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프로방스 와인 시간에 다루도록 하겠다.

 

두 방식 모두, 레드 와인을 만드는 검은 포도에서 처음부터 로제 와인을 뽑아내는 것이지,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을 각각 양조한 후 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와인을 좀 아는 사람은 로제 샹파뉴는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섞어서 만드느냐는 질문에 코웃음을 치며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로제 샹파뉴는 이 둘을 섞어서 만드는 것이 맞다. 완성된 샹파뉴에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빛깔, 가장 훌륭한 맛과 향의 밸런스가 나올 때까지 샹파뉴 지역에서 만든 피노 누아 품종 레드 와인을 섞는다. 이 방법으로 로제 와인을 만들 수 있는 곳은 프랑스에서 샹파뉴가 유일하다. 샹파뉴는 특별하니까. 물론 세녜 방식으로 로제 샹파뉴를 만드는 곳도 있다. 매우 희귀하지만.

 

일반적으로 로제 와인은 레드 와인이나 화이트 와인에 비해서 싸다. 그래서 로제 샹파뉴도 일반 샹파뉴보다 저렴할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반대다. 로제 샹파뉴가 약 15% 정도 더 비싸다. 더 고급이라고 보면 된다. 왜 더 고급일까?

 

혹자는 품질보다는 마케팅의 산물이라고 한다. 프랑스인 머릿속의 가장 멋진 여름휴가 이미지는 '칸느(Cannes)' 등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프랑스 남부 해변 파라솔 아래, 얼음통에 담긴 차가운 로제 샹파뉴를 마시는 모습이다. 각종 광고와 영화, 드라마 등에서 이런 장면이 지속해서 노출되다 보니, 자연스레 로제 와인이 더 고급처럼 여겨지게 됐다는 것이다.

 

www.alcooclic.jpg

사진 출처 : http://www.alcooclic.com/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로제 샹파뉴의 품질 자체가 더 뛰어나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지난번에 언급한 것처럼, 레드 품종인 피노 누아와 피노 뫼니에만으로 만든 블랑 드 누아흐의 경우 볼륨감이 뛰어나고, 깊이가 있다고 했다. 로제 샹파뉴도 마찬가지다. 레드 와인 품종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레드 와인을 넣었으니 그 풍성함과 복합성이 더 뛰어나다는 것이다. 품질이 더 뛰어난 것도 사실이고, 마케팅이 잘 된 것도 사실인 듯하다.

 

샹파뉴, 이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로맨틱하다. 그런데 화려한 장밋빛의 샹파뉴. 로맨티시즘의 절정이다. 이번 크리스마스, 사랑하는 애인과 함께 로제 샹파뉴 한 잔 어떨까? 역시 마케팅의 산물인가?





프랑스 유로저널 박우리나라 기자

eurojournal2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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