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예술가” (시그마 폴케4)

유로저널 314 – “예술가의 예술가” (시그마 폴케4)

4. 미술의 근본적 질문들을 화면에 담아내다

시그마 폴케(Sigmar Polke, 1941-2010)는 1980 년대에 그의 경력이 절정에 달했을 때 떠오르는 많은 젊은 예술가들, 예를 들어 네덜란드 계 미국인 조각가아지 화가인 라라 슈니트거(Lara Schnitger, 1969-), 미국 화가이자 사진가인 리처드 프린스(Richard Prince, 1949-), 공동 작업을 한 스위스의 아티스트 페터 피슐리(Peter Fischli, 1952-)와 다비드 바이스(David Weiss,1946-2012)  등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나는 더 이상 지루한 예술을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선언하며 예술 작품의 경계 내에서 이미지의 내러티브 잠재력과 언어의 결합력을 통해 적절한 이미지를 특징으로 하는 작품을 만들었던 미국의 개념 예술가인 예술가 존 발데사리(John Baldessari,1931-2020)는 폴케를 “예술가의 예술가”라고 극찬했다. 

John Baldessari, Throwing Three Balls in the Air to Get a Straight Line (Best of Thirty-Six Attempts) (detail), 1973 © Estate of John Baldessari

또한 그는 같은 시대를 살아오면서 1960년대에 서독에서 실험 예술을 한 독일 예술가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1932-)와 함께 회화에 대한 관심의 부활에도 지대한 역할을 했다. 

Gerhard Richter, ABSTRAKTES BILD, 1989 © 2022 Gerhard Richter - Alle Rechte vorbehalten

뿐만 아니라, 그는 팝 아트의 원조격인 앤디 워홀( Andy Warhol, 1928-1987)과 리처드 해밀턴(Richard Hamilton, 1922-2011)과 같은 예술가들의 상업적 중심 작업을 넘어서, 대중문화적 이미지를 미술 영역으로 적극적으로 수용한 구상미술의 한 경향에서 팝 아트의 아이디어를 더욱 확장해 나갔다. 

Sigmar Polke, Mao,1972 (synthetic polymer paint on patterned fabric mounted on felt with wooden dowel, overall: 12’3″ x 10’3-1/2″) ©

The Museum of Modern Art

그는 팝아트와 사진 신표현주의를 철처히 경험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서 스스로의 세계관을 확장시켰다. 그리고, 자신의 예술관의 내적인 토대 위에서 미술의 근본적 질문들을 화면에 담아냈다.

Sigmar Polke, Untitled (Triptych), 2002 © The estate of Sigmar Polke/ DACS 2022 License this image

이 작품에서 폴케는 잘 정리된 패턴에 반투명한 송진을 무질서하게 흘러내리게 함으로써 아주 단단하고 엄격한 두꺼운 레이어링을 연출하고 있다. 

Sigmar Polke Untitled, 2000 © 2022 Phillips Auctioneers, LLC

이 작품에서는 그는 자신의 1960년대의 독일 팝 아트의 시각적 실험과 탐구를 1980년대 추상으로 끌어들였다. 이미지의 다양한 점들과 잉크와 페인트의 퍼짐이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면서 추상과 구상, 그리고 이미지의 현대적 기계적인 방식을 슬쩍 피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송진, 그리고 수은과 같은 액체 물질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추상과 구상을 아름답게 융합하는 복합적 작품들을 만들어냄으로써 그는 명실상부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이라 불리게 되었다.   

자신의 마음 속에 들어 온 진동하고 공명하며 흐릿흐릿한 수많은 점들과, 라디오 시그널의 생각과 이미지, 그리고 텔레비젼의 사진을 통해, 그는 우리들의 시간의 구조와 사회적 질서의 구조, 그리고 문화 구조를 보여주는 하나의 관점과 해석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랬다.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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