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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혜의 ARTNOW
2016.02.29 23:07

여자들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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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혜의 런던 아트 나우(London Art Now #11)


여자들의 전쟁



 필자는 국내에서 페미니즘과 여성운동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다만 아이러니한 것은 나는 대학을 다니는 4년과 대학원에서 다시 공부했던 2년을 통틀어 한번도 페미니즘이나 여성인권에 대한 고민을 해 본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학교에 있는 동안, 나는 사회적인 약자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학교라는 매우 공통적인 조건아래서 평화롭게 어우러졌으며, 평등하게 경쟁했다. 지금 회상해 보건데 학교는 우리에게 사회와 달리 매우 안전한 울타리였다.


 이후, 내가 처음으로 여성, 바로 내 자신을 사회적 약자 혹은 제도에 의해 희생되고 있는 개인이라는 인식을 한 것은 의외로 결혼을 한 이후였다. 계기는 사소했다. 일례로 얼마 전 언론에서도 다루어진 바 있는 남녀의 가사노동도 하나의 계기였다고 할 수 있다. 실제 한국 남성의 가사 노동 시간은 OECD국가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며, 여성의 노동량 20%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우리 부부에게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맞벌이였지만 나의 업무시간이 비교적 짧았기 때문에 충분히 고려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일들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사회적으로, 또 제도적으로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그 속에 편입된 여성에게는 생각보다 견디기 힘들만큼의 무게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반면 남성은 그 여성에게 던져진 제도적인 압박 뒤에 교묘하게 숨기가 가능하다는 것이 어쩌면 갈등의 씨앗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현재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혐오의 정서는 이와 같은 데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 의한 피해자라는 인식. 실제로 국내에서 여혐(여성혐오의 줄인말)이 시작된 것을 2000년대 초 군가산점 문제가 제기되면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여성의 사회 참여도(취업 등)이 높아지고, 경제적 능력이 이전에 비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여성의 인권은 국제적으로도 풀어야 할 과제로 인식되는 요즘, 혐오의 대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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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en of world festival을 알리는 포스터로 장식된 사우스뱅크 외관]



 런던의 사우스 뱅크 아트센터는 2011년부터 ‘왜 여성의 인권은 이렇게나 성취하지 힘든 일인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한 WOW(Women of the World) 페스티벌을 전개해오고 있다. 성평등을 성취하기 위한 플랫폼을 마련하고, 그 해 괄목할 만한 여성들의 성과를 함께 축하하고 또 여성이 가진 능력에 대한 잠재력을 고취시키는 다양한 행사를 전개해오고 있다. WOW페스티벌의 ‘25000만명에 이르는 현대의 여성이 여전히 15세가 되기도 전에 유부녀가 되었습니다.’ ‘영국의 100대 회사 중에 여성임원이 있는 곳은 6개 밖에 안됩니다.’ ‘전세계에 여성 국회의원은 고작 22%에 불과합니다.’와 같은 광고 문구들은 영국 사회에도 동일한 문제의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A Woman’s war


 위에서 언급한 이유에서든 어떻든 종종 여성의 삶은 전쟁에 비유되곤 한다. 각자의 자리와 위치를 보존하며 살아가는 일은 성과 젠더(사회적 의미의 성)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수월하지는 않지만 제도적인 차별과 편견과 고정관념에 시달리는 여성의 삶은 여성 혐오라는 정서까지 번지면 참으로 쉽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물론 임페리얼 전쟁 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는 리 밀러(Lee Miller)의 회고전 제목인 A Woman’s war에서의 전쟁은 실제 전쟁을 의미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백만 명이 넘는 여성들이 전쟁에 가담해 싸웠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여성들은 참전해 저격수가 되거나 탱크를 몰기도 했고, 병원에서 일을 했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전쟁의 일부가 되지 못했다. 당연히 그들 중 그 누구의 이름과 얼굴도 기억되지 못했다. 남자들은 전쟁에서 거둔 승리와 공훈과 전적을 이야기하고 전선에서의 전투와 사령관이나 병사들 이야기를 해왔지만, 여자들은 전혀 다른 것에 주목했을지도 모른다. 처음 사람을 죽였을 때의 공포와 절망감이라든지, 전투가 끝나고 시체가 사방에 널브러진 들판을 걸어갈 때의 끔찍함과 처절함은 남녀 병사의 문제는 아니었겠지만 여성 참전용사들에게 전쟁은 참혹하기 이를 데 없었을 것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전쟁 제 2차 세계대전에 몰려 전장으로 나서야 했던 여성들과 심지어 어린 소녀들에게 종전은 끝이 아니었다. 그들은 전우였던 남자들에게 함께 거둔 승리를 빼앗기고 배신당하고 잊혀져야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스베틀라나 알렉시에비치의 저서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통해 처음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침묵을 강요받았던 참전여성 200여명을 직접 인터뷰한 작가의 담담한 글쓰기는 세상에 충격을 안겨주기에 충분했고 이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담아낸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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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페리얼 전쟁 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는 리 밀러 전시 포스터]



 반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정식 인가를 받은 4명의 참전기자 중 한 명이었던 리 밀러에 대한 전쟁에 관한 기록으로 구성한 회고전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매우 적절한 시기에 중요한 이슈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리 밀러는 20세기 초현실주의 운동에 있어서의 가장 중요한 뮤즈로 꼽힌다. 아름다운 외모로 보그 잡지의 모델로 커리어를 시작한 리 밀러는 이후 사진찍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자신이 표지를 장식하던 보그의 사진사로 변신하다. 이후 초현실주의의 대표적인 사진작가 만 레이의 어시스턴트로 일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피카소에 이르는 많은 예술가들과 교류를 하게 되며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그녀의 종전기록인 사진들이 가지는 중요성이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화려하고 자극적인 이력 탓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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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전경]



 하지만 그보다 전쟁은 그녀에게 극복하기 힘든 큰 트라우마였다. 실제로 밀러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전쟁 경험을 이야기하는 일은 드물었다고 한다. 그녀의 생전에 이 사진들이 단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전쟁에서 돌아온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알코올중독과 우울증에 시달려야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시에서도 소개되고 있는 사진인 [Lee Miller in Hitler’s bathtub]은 그녀가 다하우 나치 수용소에서의 참상을 지켜본 직후 히틀러의 집으로 돌아갔을 때 찍힌 사진이다. 그녀는 정말 전쟁 한 가운데 있었으며, 전쟁의 한 부분이었던 여성의 삶을 집요하고 담담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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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경]



 이는 분명히 스베틀라나 알렉시에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와는 다른 방식이기는 하다. 예술가답게 참으로 세련되었다. 하지만 전쟁이 남긴 상처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여전히 전쟁 속에 살아가는 여성들이 이를 통해 위로 받을 수 있을까? 타인의 불행을 동정하며 우리 삶이 가진 연민을 희석시키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를 통해 여성으로서의 여러 형태로 존재하는 삶과 그 속에 있는 장애물과 아픔에 대한 더 다양한 인식이 확대되고 새로운 접근과 해석이 가능해지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둘러볼 만한 전시


Leonardo da Vinci: The Mechanics of Genius – Science Museum
2016. 2. 10 – 2016. 9. 4
Drawing on Childhood – Foundling Museum
2016. 3. 1 – 5. 1
Beyond Beauty: Transforming the Body in Ancient Egypt – Two temple place
2016. 1. 31 – 4. 27
Curtain Up: Celebrating 40 Years of Theatre in London and New York – V&A Museum
2016. 2. 9 – 8. 31




오지혜  유로저널칼럼니스트


- 이화여대 미술학부 졸업
- 이화여대대학원 조형예술학 전공
- 큐레이터, 아트 컨설턴트, 미술기자,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
- 이메일 iamjeehy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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