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혜 예술칼럼

요즘 예술 트렌드 - ‘Identity’

by 편집부 posted Dec 1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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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368

요즘 예술 트렌드 - ‘Identity’

 

아이덴티티(identity), 즉 정체성(正體性)은 존재의 본질 또는 이를 규명하는 성질이다.

 

 포르티아 즈바바헤라(Portia Zvavahera)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에서 선보인 작가 포르티아 즈바바헤라의 작품에는 고유한 실체로서의 그녀의 정체성이, 그리고 보편적인 인간의 정체성이 그녀만의 주관적 경험을 통해 함의되어 있다.

 

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1998년 독일 쾰른에서 시작해 동시대 미술을 이끄는 갤러리로 떠오르고 있는 스푸르스 마거스(Sprüth Magers) 갤러리에서 선보인 대표적 작가는 조지 콘도(George Condo, 1957-)와 이미지, 글자와 기술을 소통의 도구로써 사용하는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194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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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런던 2023에서 선보인 Barbara Kruger 작품 ((사진출처: Art Observed)

나는 2017년 스위스 아트 바젤의 ‘언리미티드’ 섹션에서 눈에 확 들어왔던 한 작품이 떠올랐다.

바로, 대형 빨간 간판에 큰 흰 글자들이 있는 바바라 크루거의 작품이었다.

바바라 크루거의 작품은 이렇게 어딜가나 눈에 확 띄게 크고, 흰색, 빨간색, 검정색을 이용해 아주 강렬한 인상을 준다. 그는 이런 그만의 랭귀지로 개념미술을 하고 있는 예술가로, 작품을 통해 권력의 문제, 즉 젠더, 인종 등 다양한 사회적, 정치적 문제를 다루면서 자신만의 언어로 정체성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작가다.

그리고 미국의 1세대 여성주의, 즉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미술가이기도 하다. 이제는 현대 미술계의 거장으로 꼽힐 정도로 현대 미술계에서 단단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 필립 거스톤(Philip Guston)

취리히에서 출발해 현대 미술계를 이끄는 톱 갤러리가 된 하우저 앤 워스(Hauser & Wirth) 갤러리에서는 미국 추상은 사기라고 폭탄 발언을 했었던 캐나다계 미국 예술가 필립 거스톤(Philip Guston, 1913~1980)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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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런던 2023에서 선보인 Philip Guston의 작품 (사진출처: Frieze)

2023년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 에서 필립 거스톤의 작품 중 하나는 약 8억, 또 다른 하나는 약 3억에 팔렸다. 필립 거스톤은 자신의 트라우마를 숨김없이 과감하게 보여주고, 인종차별과 폭력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거침없이 드러내는 진솔하고 진지한 작가다.

 

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또한, 하우저 앤 워스(Hauser & Wirth) 갤러리에서는 프랑스계 미술 예술가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1911~2010)와 2016년 미국 예술 내셔설 어워드를 받은 화가이자 조각가인 잭 휘튼(Jack Whitten, 1939-2018)의 작품도 볼 수 있었다.

Louise Bourgeois, Knife Couple, 1949.jpg

Louise Bourgeois, Knife Couple, 1949. © The Easton Foundation/VAGA at ARS, NY. Courtesy of Hauser & Wirth.(사진출처:Artnet)

 

루이즈 부르주아의 조각은 2023년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 에서 약 41억원에 판매됐다. 이 청동 스테인레스 스틸 조각은 1949년도에 처음 제작되었다가 1990년에 발표된 루이즈 부르주아의 잘 보기 힘든 초기 작품이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는 상상이 자신을 작가로 만들었다고 말했던 루이즈 부르주아는 치유 미술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들은 한 마디로 그 자신의 다양한 모습과 경험이다. 그는 자신의 어두운 상처와 두려움, 불안한 경험을 예술로 표현함으로써 마침내 고요한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

 

 잭 휘튼(Jack Whitten)

Jack Whitten, Atlantis Rising,1966.jpg

Jack Whitten, Atlantis Rising,1966 (사진출처:Ocula)

 

그리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페인팅은 잭 휘튼의 작품으로, 이번 2023년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의 동시대 작품 섹션에서 한화 약 13억 원에 팔렸다.

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써 늘 흑인과 공동체적인 삶에 관심이 많았고, 경험을 통해 다양한 자신의 페르소나를 형성하고 표현했던 작가다.

 

 로버트 라우젠버그(Robert Rauschenberg)

1983년 오스트리아에서 시작해 런던, 파리, 잘츠부르크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2021년 10월 유엔빌리지 인근에 위치한 포트힐 빌딩에 서울 지점도 연 국제적인 갤러리인 타데우스 로팍(Thaddaeus Ropac) 갤러리에서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한 작가들과 젊은 작가, 예를 들면 영국 작가 맨디 얼사예, 그리고 오스트리아 작가들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또한 로버트 라우젠버그(Robert Rauschenberg, 1925-2008)의 1984년 작품을 선보여 약 18억 2천만 원에 팔았다.

로버트 라우젠버그는 대중 문화와 매스 미디어, 그리고 역사에 관심을 두고 그 속에 존재하는 오브제를 활용해 자신만의 생각을 드러내는 미국 작가다. 그는 조각과 페인팅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면서 일상적인 물건을 예술의 소재로 포함 시킨 작품인 ‘컴바인즈 (Combines)’ (1954-1964)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일생 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공산품과 같은 오브제들을 회화적 요소와 통합시킴으로써 예술과 삶의 거리도 좁혀 나갔다. 그는 삶도 예술도 만들어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 주변의 세계와 관찰자와의 지속적인 대화속에 존재하는 영역 사이를 오가며 이런 자신의 믿음을 작품을 통해 여실히 드러냈다.

 

 게오르그 바젤리츠(Georg Baselitz)

그리고, 독일의 나아가 유럽에서 신 표현주의를 이끄는 중심에 서 있는 게오르그 바젤리츠(Georg Baselitz, 1938-)의 2023년 작품이 타데우스 로팍(Thaddaeus Ropac) 갤러리에서 약 17억원에 팔렸다.

Georg Baselitz, Besuch in Dinard, 2023.png

Georg Baselitz, Besuch in Dinard, 2023 © Thaddeus Ropac (사진출처:ARTnews)

 

게오르그 바젤리츠는 나이가 들수록 인간은 자유로워야 한다는 확신이 점점 더 강해진다고 말한다.

그는 사람이 가슴에 품은 것은 숨겨서도, 억제해서도 안 된다고 하면서 자신도, 자신의 경험도, 또한 시간도 모든 걸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놔두며 그것을 표현하고 있다.

 

 하메드 마이예(Hamed Maiye)

런던을 기점으로 실험적 예술가들과 전통적 갤러리 시스템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면서 유색 예술가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할레스덴(Harlesden) 하이 스트리트 갤러리는 2023년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 에 처음 참가해서, 하메드 마이예(Hamed Maiye)와 마티아 과네라맥카시(Mattia Guarnera-MacCarthy)의 작품을 선보였고 모두 완판됐다.

Harlesden High Street’s booth at Frieze London, 2023.jpg

Harlesden High Street’s booth at Frieze London, 2023. Photo by Linda Nylind. © Frieze.

이 작품들은 1988년부터 2008년동안 미국 TV 에서 방영된 주니어 크리스찬 티칭 바이블 레슨 쇼를 묘사하도록 디자인된 것으로 프리즈 런던 페어가 시작되자마자 10분 만에 솔드아웃되었다.

하메드 마이예(Hamed Maiye)는 신화학을 바탕으로 한 문화적 인류학에 대해서 탐구하는 작가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듯 우화적 시나리오를 이용해서 관람객들에게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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