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종엽의 미디어 칼럼

정종엽 기자와 함께하는 미디어칼럼 - 역시 장사는 파리처럼 해야...

by eknews03 posted Aug 1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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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엽 기자와 함께하는 미디어칼럼 - 역시 장사는 파리처럼 해야...




프랑스 파리가 불법 임대업자들로부터 거둬 들이는 벌금 액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전반기의 벌금은 61만 유로를 넘어서서 지난 해에 비해 15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한 다주택 임대업자는 13만 유로의 벌금을 물게 되었다.


이렇게 불법 임대업자들을 단속하여 엄청난(?) 성과를 거둔 데에는 불법 임대업자들을 단속하는 인력이나 노력보다는 에어비앤비 Airbnb 등 인터넷 기반 숙박업 예약 대행 시스템에 대한 제도적 통제력 덕분이다. 


일일이 아파트를 확인하지 않아도 이제 자동적으로 에어비앤비가 사전 신고 여부 및 임대 소득 등 모든 정보를 파리시에 넘겨 줌으로써 이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단속을 벌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세계 1위의 관광 도시답게 각종 예약 시스템들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합법적인 통제 시스템으로 들어오게끔 적절하게 통제하고 있다.



# 프랑스의 호텔과 민박


전통적인 숙박 업소는 당연히 호텔이다. 시설 등 여러 기준에 따라 별을 부과하여 여행객들에게 소개되는 호텔은 그 등급에 따라서 숙박 요금이 정해지고, 동시에 도시세도 부과된다. 가장 낮은 등급인 ‘별 없는 호텔’, Hotel Particulier 도 호텔에 준하는 행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 프랑스에서 민박 Chambre d'hôte은 주인이 거주하는 집에서 방 4개 이하, 15명 이하의 여행객을 받는 개인 숙소를 말한다.


2008년에 시작된 에어비앤비는 숙박업으로 신고하지 않은 ‘개인’이 제공하는 숙소를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민박’인 셈이다. 프랑스는 일찌감치 민박에 대해 법적 장치를 마련했다. 주 거주지 residence principale, 즉 각 개인의 1차적인 거주지의 경우 1년에 4개월 이하의 기간에는 ‘사전 신고 없이’ 여행객에게 빌려 줄 수 있다. 


물론 사전 신고 의무는 없지만 임대 소득에 대해서는 매년 실시하는 세금 신고 시 임대 소득을 추가하여 적절한 세금을 내면 된다. 절차나 세금 액수 모두 자율에 맡기는 셈이다.



# 에어비앤비 예약 시 도시세 자동 대납


프랑스 정부는 2015년 7월 31일 에어비앤비 등 인터넷으로 예약하는 플랫폼에도 도시세(공식 명칭은 Taxe de séjour, 거주세, 지방세, 장기 거주자에게 부과하는 주민세 Taxe d'Habitation과 다름)를 부과하는 시행령을 발표하고 2015년 10월부터 시행했다.


호텔 이용자에게는 낯설지 않은 도시세이지만, 호텔의 경우 호텔 등급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정해지며, 호스텔이나 민박(아파트 전체 임대는 meublé de tourisme, 혹은 일부 임대는 chambres d'hôtes 로 분류)에도 각각 도시세 납부 의무가 부과되었다.


이러한 도시세 자동 납부 대행 시스템은 도시세 그 자체도 파리에 엄청난 세입 증가 요인이지만 부수적으로 얻게 되는 임대 제공자들에 대한 정보 또한 대단히 중요하고 효과적이다. 

정식으로 신고를 하든 안 하든 파리에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제공하는 임대업자에 대한 정보가 고스란히 파리시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 오는 12월부터 파리의 모든 숙소 사전 신고 의무화


지난 4월 28일 발표된 일명 '에어비앤비' 시행령은 오는 12월부터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제공하는 임대 제공자는 의무적으로 '임대업 신고 번호'를 제시해야 한다. 

1년에 4개월 이하로만 숙소를 제공한다 하더라도 예외 없이 신고 번호를 제시해야만 숙소를 임대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 기간이나 액수에 상관없이 무조건 사전 신고 절차를 밟은 숙소만 에어비앤비를 통해 여행객을 모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에어비앤비는 임대업에 등록하지 않은 개인이 제공하는 숙박업을 대표하는 플랫폼이었지만 그 세부적인 분류에서는 숙박 공유 개념을 넘어선 지 오래 되었다. 장기 임대자에게 빌려주는 것보다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상당수의 파리 시내 아파트 주인들은 단기 여행객에게 빌려 주기 시작했고, 이를 전문 부동산이나 임대 대행업자에게 맡기기도 했다.

한편 파리 시는 바르셀로나 등 세계 여러 도시들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거주민들을 몰아내고 단기 여행자들용 아파트가 지나치게 많아지는 피해를 막기 위해 임대용 아파트 사전 허가제를 강화했다. 

또한 정식으로 임대용 아파트로 등록된 정보들을 인터넷에 공개함으로써 이웃들도 단기 임대용 아파트임을 확인해 볼 수 있어서 미 신고 아파트를 여행객들이 사용하면 신고하기도 쉽게 만들었다. 또한 지난 해 에어비앤비가 10만 유로 이하의 세금만 납부했다며, 독일과의 공조를 통해 정상화 시킬 방법을 찾고 있다.



# 한인 사회 민박과 에어비앤비


넓은 의미에서 한인 민박은 대략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대략 3분의 1은 콘도로 불리는데, 아파트를 통째로 빌려 주는 것으로 에어비앤비 숙소와 유사하고, 프랑스에서는 여행객에게 빌려주는 가구 갖춘 집으로 meublé de tourisme으로 분류된다. 

나머지 3분의 2는 호스트가 거주하는 집 내에 방을 빌려주는, 프랑스에서는 Chambre d'hôte, 즉 주인이 거주하는 집의 방 임대 숙소들이다.


또다른 하나의 분류로, 현재 한인이 한글로 한국에서 예약하여 빌리는 단기 여행객 숙소 모두를 한인 민박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주인 혹은 호스트가 누구냐에 따라 한국인 민박이냐 아니냐 하는 구분도 가능하다.


한인 민박도 한인 사회 역사랑 마찬가지로 오랜 세월 한국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해 왔다. 다만 여러 요인 때문에 정식 신고 절차 없이 영업하던 어두운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 한층 간편해진 절차에 따라 정식으로 신고한 한국인 민박이 훨씬 많아졌다. 


다만 민박업 신고에 절차 상 제약이 많은 파리 시내의 민박, 혹은 주인이 거주하는 집의 방을 빌려주는 민박이 아닌 전적으로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 콘도의 경우 파리 시의 대대적인 단속에 노출될 위험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 유로저널 정종엽 기자

eurojournal25@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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