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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경의 예술칼럼
2023.03.14 20:14

독일 도예가, 키라 슈피커 Kyra Spieker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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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도예가, 키라 슈피커 Kyra Spieker - 2

무한한 공간 안에서…

 

전업작가

도자를 전업으로 살아온 이야기를 해보자면 쉽지 않은 삶이었다고 작가는 표현하며, 자신을 포함한 가족들 모두가 검소하다고 말한다. 소박한 일상 안에서 작품에 대한 구상을 흙뿐만 아니라 다양한 다른 물질과 함께 표현해 보고자 하는 노력에는 „끈기와 고집“이 커다란 힘이 되었다며 작가는 웃는다. 작품 제작에 필요한 재료비가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건축적인 느낌이 많이 들어있다는 자신의 작품의 규모를 확장하여 대형 조형물로 변형시켜보고 싶은 마음은 강하지만, 장소와 재료비의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의 자그마한 도자 형상에 담겨있는 강한 힘과 섬세함은 다양한 크기의 형상으로 변형시켜도 작품 자체의 성격과 분위기를 잃어버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효과와 느낌을 가져다 주리라는 생각은 거대한 형상의 작품을 상상하도록 이끌어 준다. 자신의 작품이 건축물과 같은 큰 형상을 만들기 위한 표본이라는 생각을 하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그런 생각을 미리 하지는 않는다고 작가는 말한다.

09-2014 기억-백자- 색유-10x35x35cm.jpg

 

08-케라미온전시.jpg

 

건축물과 그 안에 담긴 다양한 형태나 재료를 분리하여 볼 수 있게 된 계기는 건축가인 아버지의 작품과 거기에 사용되어진 재료를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접하며 성장했기에 가능하였다며, 자연석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벽돌이 조화되어진 자신이 살던 집의 내부를 일찍이 인식하였던 것이 하나의 예라고 말한다.

 

제작과정

„작품의 구상은 처음부터 선명한 아이디어로 시작된다. 새로운 생각은 ‚조화 調和‘라는 큰 명제 하에 시작되며, 형태가 반드시 대칭적일 필요는 없고, 정 靜적인 긴장감과 동 動적인 율동감을 동시에 담아 표현해보려고 노력한다. 하나의 형상이 구체화되면 즉시 종이를 이용하여 3차원적 스케치라고 말할 수 있는 형태를 만들어 본다. 그리고 형상화하는데 필요한 적절한 기법과 재료를 구상한다. 도자 분야는 흙이라는 꽤 까다로운 물질로 표현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에 맞는 기술을 찾아 실현시켜 보려는 일을 시작한다. 이 과정은 집중을 요하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작업이다.“

흙과 다른 물질을 조화시켜보려는 작가의 호기심은 이미 학부 때부터 있었다며, 과반 형태로 제작한 생활 도자용기를 투명한 플라스틱이나 나무로 고정해보았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자신은 전형적인 도예가는 아닐 수 있다는 말을 덧붙인다. 1980년 대에는 흙과 다른 재료를 조화해보려는 시도가 낯설었고, 자신의 작품은 소속이 불투명하다는 말을 듣기도 했으나, 지금은 작가 자신의 유일한 특성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10-2016 다른 곳에서-백자-크롬비닐-10x4 x45cm.jpg

 

11-2017 일상적인 입체-도기-알루미늄-15x33x88cm.jpg

 

 

환경도예

슈피커 작가는 “환경도예“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있다. 작품의 성격이 건축적인 느낌을 자아낸다는 평을 받기 때문인지, 건물과 그 주변 환경에 어울리는 규모가 큰 작품을 제작해 달라는 의뢰를 지속적으로 받는다. 그 장소만이 안고 있는 환경의 특성과 건물의 건축 자재 그리고 그곳에서 행해지는 행사의 성격과 내용 그리고 사람들의 복합적인 개성을 고려해서 공공장소에 설치할 수 있는 환경도예 작품을 제작한다. 특히, 야외에 설치되기에 „자연의 빛“을 받아 달라져 보이는 효과는 다양하고, 그로 인해 작품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이 환경도예 작품의 장점이다. 시간과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빛은 보는 이의 시각을 변화시켜 준다는 확신을 가지기에 빛에 대한 생각과 관심이 좀 더 풍요로워진다며 작가는 도자와 빛의 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독일 내의 여러 도시의 공공건물 주변에는 슈피커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작가의 시각

다음은 2017년에 독일, 프레헨에 위치한 도자박물관, 케라미온에서 개최된 키라 슈피커의 열한 번째 개인전 도록에 담겨있는 작가의 생각에서 부분적으로 발췌한 글이다. 그는 1999년부터 열두 번의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하얀 건물을 나는 좋아한다. 율동적인 빛의 흐름이 휘어진 기둥을 감싸는 듯한 케라미온 박물관 내부는 환상적이다. 밝고 선명한 선으로 이루어진 이 전시장소를 오래 전부터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유리벽을 통해 보이는 정원의 풍경은 건물내부를 자연스럽게 밖으로 이어주기 때문에 열린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조된다.

12-2017 전망-도기-색유-33x33x33cm.jpg

 

13-2017작품시리즈-일상적인 입체의 하나-도기-색유-15x33x33cm.jpg

 

하지만, 나의 작품을 여기에 설치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둥글게 이어지는 건물의 형상과 정방형이 지배적인 작품의 조화는 어려울 듯했으나, 건물 내부에 흘러 넘치는 빛이 작품들을 동적으로 만들어주며, 건물과 작품의 대립적인 서로의 부딪힘을 완화시켜준 듯하다.

특히, 도자 표면에 비추는 빛의 반사작용으로 인한 시각효과는 계절과 시간에 따른 전시장 내부의 빛의 변화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게 해주며, 단순하고 선명한 느낌의 작품 안에 담긴 의미가 무엇일까 라는 의문을 이끌어 내어 준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든 작품이지만 전시장소의 변화가 가져다주는 느낌으로 인해 스스로도 작품에 담긴 의미를 새롭게 생각할 수 있었고, 율동적인 공간에 작품 설치를 하는 동안, 차분해지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움직임속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전시이기를 바란다.“

키라 슈피커는 필자가 독일에서 도예가로 활동하던 같은 시간대에 함께한 작가이다. 그는 작품의 형상과 제작기법 그리고 설치예술이라는 시점에서 독일 현대도예사에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 작가라고 생각한다. 독일 현대 도예가인 Michael Cleff (2021년 8월 25일과 9월 1일에 유로저널에 소개)와 더불어 필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던 도예가로서 지금까지도 그들의 작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기회가 되는대로 두 도예가의 작품 전시를 찾아가 본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기회가 된다면 이들의 전시를 방문하여 도자작품을 만나보기를 권한다.

그의 도자는 독일 내의 여러 도자박물관과 스위스, Genf의 Museum Ariana, 한국, 이천의 세계도자센터, 일본, Saga의 Prefectural Art Museum에서 만나볼 수 있다.

 

홈페이지: www.kyraspieker.de

연락처: atelier@kyraspieker.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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