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혜 예술칼럼

27: 세계 미술시장의 눈이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미술 시장의 큰 돈, 그 정체는? (4-1편)

by eknews posted May 3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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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의 예술칼럼 (24)

세계 미술시장의 눈이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

미술 시장의 큰 돈, 그 정체는? (4-1편)




1억7937만5천 달러(약 1540억원), 세계 미술 경매 최고가가 새롭게 기록됐다. 그 주인공은 바로 피카소의 ‘알제리의 여인들’이다. 지난 5월 11일 뉴욕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는 미술품 세계 최고가를 갱신하며 미술시장의 판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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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알제리의 여인들, 1955



이것은 이미 2013년프란시스 베이컨의 '루시안 프로이트 습작 3점'이 1억4240만 달러(약 1520억원)에 팔리면서 예고되었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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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베이컨, 루시아 프로이드 습작 3, 1969



국내 미술품시장의 판도 커지고 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2014년도 서울옥션을 비롯한 8개의 국내 미술품 경매회사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낙찰액은 970억7300만원으로,  2013년 720억700만 원보다 34.8% 증가한 것이다. 2008년 1155억 원 이후 가장 많은 액수로, 미술품 경매 시장이 다시 회복세에 접어든 것을 보여준다.



지난 3월 15일 홍콩의 K옥션에서도 이우환의 작품 'From Line No.78021'는 4억9380만원에 팔렸고, 이런 단색화 열풍과 함께 김환기의 추상작품 '3-II-70 #143'은 8억3302만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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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From Line No.78021',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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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3-II-70 #143', 1970



미술품시장에 왜 이렇게 큰 돈이 몰리는 걸까? 2천억 원에 가까운 피카소의 그림은 도대체 누가 산 것일까? 낙찰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고가의 미술품을 구매하는 낙찰자는 주로 전화로 경매에 참가하기 때문에 신원이 알려지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5월 5일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피카소의 ‘소파에 앉은 여인’을 2990만 달러(약 326억7173만 원)에 낙찰 받은 인물은 중국 영화계 거물인 화이브러더스(華誼兄弟)의 왕중쥔(王中軍) 회장으로 알려졌다. 왕 회장은 현재 중국에서 갑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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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소파에 앉은 여인



왕 회장 뿐만 아니라, 중국계 갑부들이 최근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월 미술시장 통계업체 아트프라이스가 발표한 ‘2014년 미술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경매시장에서 152억 달러(약 16조6700억 원)어치의 작품이 거래됐고, 중국은 경매시장 거래량에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에서 56억 달러 어치의 미술품 거래가 이뤄졌다. 



미술품시장에 이렇게 돈이 몰리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고가 미술품에 부쩍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학보다 투자수익률을 노리는 구매자들이 급증한 것이다.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최근 미술품 거래의 3분의 1 정도가 투자목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2년 전과 비교해 2배로 늘어난 수치다. 



무형의 파생상품들이 금융위기의 온상으로 지목된 이후 실물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미술품이 금과 부동산처럼 물리적 실체가 있는 실물자산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호감이 집중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미술시장이 변동성이 높아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한 미술품은 다른 자산과 달리 환금성이 떨어진다. 거액의 미술품은 거래되기 쉽지 않고, 한 작품이 다른 작품과 교환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는 미술품이 새로운 ‘스위스은행’이라고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고가의 미술품을 돈세탁 수단 또는 조세회피의 수단으로 쓰는 경우가 빈번하여 미술시장이 부패로 얼룩져있다고 쓴소리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개인 미술품 구매자가 100만 달러 이상의 고가 미술품을 현금으로 살 수 있으며, 이를 등록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금융시스템에서는 자금흐름을 파악하기조차 어렵다고 한다.



중국이 미술 시장의 판 돈을 늘인다 (4-2편)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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