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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나의 음악일기
2020.09.01 20:06

커피 칸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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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나의 음악일기 열 번째 이야기
커피 칸타타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서늘한 바람이 가슴속으로 불어 댄다.
부쩍 해도 짧아졌고, 습기 가득한 흐린 날이 이어지는 걸 보니 유럽의 가을이 이미 시작되었나 보다. 쉽사리 마음이 가라앉고 고독해지는 그 가을마다 위안을 던지는 향기는 바로 '커피' 였다.

coffee-3025022_1920.jpg
(사진 = Pixabay 제공) 

'커피는 지옥만큼 어둡고 죽을 만큼 강하고 사랑만큼 달콤하다.'

라는 터키 속담도 있듯, 뿌연 가을 안개 속 계절에 갇힌 유럽의 일상에 커피는 상당히 매력적인 '음료' 그 이상의 '무언가'이다.

독일의 음악가 중에도 커피 애호가들이 많았다. 3B로 묶어 부르기도 하는 바흐 (Bach), 베토벤 (Beethoven), 브람스 (Brahms)가 대표적인 커피 애호가이다.

베토벤의 1807년 5월의 일기 중에는 "커피가 또 다 떨어졌다! 돌아버릴 지경이다! (Kaffee ist schon wieder alle. Ich flipp aus!!!)" 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는 매일 아침 원두 60알을 세어 커피 한 잔을 내렸다. "나는 아침 식사에 나의 벗을 한 번도 빠뜨린 적이 없다. 나의 벗인 커피를 빼놓고서는 어떠한 것도 좋을 수가 없다. 커피 한 잔을 만드는 원두는 나에게 60가지의 영감을 준다." 200년 이상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그의 기록에서 커피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것을 보면 커피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보인다.

고독한 음악가 브람스 역시 매일 새벽 진한 커피를 한잔 마시고 담배 한 개비를 피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스스로도 `나보다 진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브람스를 너무도 잘 나타내주는 그의 모토 "자유롭게 그러나 고독하게 (Frei aber einsam)". 이보다 그와 잘 어울리는 수식어가 있을까? 그의 인생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커피의 쌉싸름한 맛이 입안에 감돈다.  

Brahms.jpg
'자유롭지만 그러나 고독하게 (Frei aber einsam)' 가 새겨진 커피잔 
(사진=여명진)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커피 칸타타>
Johann Sebastian Bach <Coffee Cantata>

진지하고 엄격한 교회 음악가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바흐. 경건하고 절제된 삶을 살았을 것 같은 그의 이미지의 그를 조금은 친근하게 느끼게 해주는 곡이 있다.
세속 칸타타인 <커피 칸타타>.
칸타타는 '노래하다'라는 이탈리아 단어 'cantare'에서 유래된 음악 양식인데 오케스트라, 독창, 중창, 합창이 어우러지는 곡이다. 
소규모 음악극을 진행하듯, 내레이터, 딸(리스겐), 아빠(슐레드리안)이 바이올린, 비올라, 바로크 플롯의 연주에 맞춰 익살스럽게 커피 이야기를 풀어낸다.

Cantata.jpg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커피 칸타타> 자필 악보


<커피 칸타타>는 아리아, 중창, 레치타티보 등 다양한 구성으로 전체 열 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테너가 '조용! 잡담 그만!' 이라 노래를 시작하며 시선을 끌고, 딸과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딸이 커피를 마시는 게 못마땅해 말리는 아버지와 커피에 푹 빠진 딸. 부녀의 실랑이가 이어진다. 
어르고 달래고 윽박지르고...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자 아버지는 약혼자와 결혼시키지 않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낸다. 하지만 영리한 딸은 아버지에게 커피를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 약속하고 결혼을 허락받은 뒤, 혼인 계약서에는 '커피 섭취 자유 보장' 조항을 써넣는다. 마지막 3중창은 등장인물 내레이터, 딸, 아버지 모두가 "고양이는 쥐 잡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법 (Die Katze läßt das Mausen nicht)"을 익살스럽게 노래하며 마무리된다.

 
I. 레치타티보 (테너): 
Schweigt stille, plaudert nicht
조용! 잡담 그만!
여기 무슨 일이 있는지 좀 들어보세요. 저기 슐레드리안씨와 딸 리스겐이 오고 있는데, 아버지는 곰처럼 으르렁대네요. 도대체 딸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들어봅시다!

II. 아리아 (베이스):
Hat man nicht mit seinen Kindern
(아빠)
애는 낳아봐야 오만가지 귀찮은 일뿐이고, 딸한테는 허구한 날 입이 닳도록 이야기해 봐야 소귀에 경 읽기!

III. 레치타티보 (소프라노, 베이스):
Du böses Kind, du loses Mädchen, Ach!
(아빠)
요 나쁜 것, 이 버릇없는 계집애!
아빠 소원 좀 제발 들어줘라, 커피 좀 끊어!
(딸)
아빠, 까탈스럽게 좀 굴지 마세요. 하루에 커피를 석 잔 이상 못 마시면 내가 바짝 말라 버릴 것 같으니까!
IV. 아리아 (소프라노):
Ei! wie schmeckt der Coffee süße
(딸)
아! 커피가 얼마나 맛있는지!
천 번의 키스보다 달콤하고, 무스카트 와인보다 부드럽고, 커피, 커피를 마셔야 해요. 누가 날 기쁘게 하려면 커피 한 잔 따라주세요

V. 레치타티보 (소프라노, 베이스):
Wenn du mir nicht den Coffee läßt
(아빠) 만약 네가 커피를 끊지 않으면 결혼식장에도 갈 수 없고, 산책도 갈 수 없어!
(딸) 그러던지요. 하지만 커피는 그냥 두세요
[중략] 

VI. 아리아 (베이스):
Mädchen, die von harten Sinnen
고집쟁이 계집애

VII. 레치타티보 (소프라노, 베이스):
Nun folge, was dein Vater spricht!
아빠 말 좀 들어보렴

VIII. 아리아 (소프라노):
Heute noch, lieber Vater
오늘이요, 아빠

IX.레치타티보 (테너): 
Nun geht und sucht der alte Schlendrian
이제 늙은 슐렌드리안은 밖에 나가

X. 3중창: 
Die Katze läßt das Mausen nicht
고양이는 쥐 잡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법

Zimmermannsches_Caffeehaus.jpg
찜머만 커피 하우스

작사가는 바흐 '마태 수난곡'의 작사가 피칸터 이다. 당시에는 여자들의 얼굴이 검어진다고 혹은 불임이 된다고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했다. 또 유명한 커피하우스에 여성들은 출입금지였다고 하니 이 칸타타는 단순히 커피에 대한 찬양이라기보다 풍자와 해학이 동시에 담겨있다 할수 있겠다.

눈감았다 뜨니 가을의 정취가 여름의 끝자락마저 금세 덮어버렸다.

가고 오는 계절의 틈새에서 학업에 치여, 일에 치여 여유를 잃기 십상이다. 커피 한 잔의 여유가, 그리고 흐르는 음악 한 자락이 조금은 사람 냄새 나는 삶으로 이끌어 주기를 희망한다.


'천 번의 키스보다 달콤한' 커피 한 잔에
가을의 향기를 담아


음악 칼럼니스트 여명진 크리스티나
mchristinay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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