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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3 11:18
우리는 고향을 두고 타향으로 왔다.'독일, 우리의 두 번째 고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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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단독 인터뷰 “우리는 고향을 두고 타향으로 왔다.” “독일, 우리의 두 번째 고향 이야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대한민국 <문학주간2024> 무대 (전국형)가 독일에서 팀 호이테Heute-오늘의 Die zweite Heimat (두 번째 고향)로 열린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문학 향유자와 창작자, 제작자 등 문학 생태계의 구성원들이 소통하고 이해하는 문학 축제의 장 <문학주간>을 매해 개최하고 있다. 올해 <문학 주간 2024>은 ‘스핀 오프(Spin-off)’를 주제로 한 객석, 쓰는 이와 읽는 이를 구분하지 않고 한데 어우러져 문학의 가치를 추구하는 문학 주간 스테이지로 전국 규모 국민 참여형 연례 문학축제이다. 이 축제를 통해 문학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공감대 형성 및 지속적인 문학 진흥 붐이 조성되고 문인과 문학 향유자, 매개자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소통하고 공유하는 문학 축제의 장을 마련해 문학계에 활력 제고를 기대하는 사업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문학주간 2024> 공모에 전국형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호이테 Heute-오늘'(대표: 박소진)는 독일에서 고향과 타향, 재독 1세대 이주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는 공연을 하는 특별한 팀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기획 연출한 박소진 (시인, 팀 호이테 Heute-오늘 대표, ‘Die zweite Heimat’ 기획•연출)대표를 만나서 프로그램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과 설명, 그리고 기획 연출한 배경을 들어본다. 유로저널: 문학을 무대에 올리는 것도 신선한데 독일에서 한국 문학 무대를 만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박소진 대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문학주간 2024> 프로그램 공모에 선정되어 정말 기쁩니다. Die zweite Heimat는 독일로 이민 온, 우리가 재독 1세대라고 말하는 1960-70년대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70, 80년대 출생 세대의 이야기와 겹쳐져 또 다른 화자와 화자의 내레이터를 탄생시키는 무대입니다. 낭독이나 대담 형식의 무대가 아닌, 이야기 방식의 극이며 ‘경청’이 결핍된 세대를 위로하며 함께 해방되는 세대와 세대, 무대와 무대를 스핀오프(Spin-off) 하는 기획입니다. 1960년대, ‘우리’는 고향을 두고 타향으로 왔습니다. 당시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의 ‘우리’는 역사이자 근원입니다. 간호사로 독일로 이주해 정착한 ‘재독 1세대’의 삶은 <문학주간 2024> 무대를 통해 2024년의 현재와 스핀 오프합니다. 또한 이주 후 1960년의 시공간으로부터 시작된 타향에서의 삶의 대화는 무대 위에서 관객과도 스핀 오프할 수 있습니다. 무대는 동시에 늘 청자가 필요했던 이민자들의 결핍으로부터 해방 출구가 되어 줍니다. 유로저널: 이 프로그램은 무엇을, 어떤 내용을 주제로 하는지요 ? 박소진 대표: 프로그램 주제는 <타향은 고향, 고향은 타향> 고향에 대한 디아스포라의 의미의 전환이에요. 우리는 우리의 근원입니다. 오래된 우리와 지금의 우리, 그러나 지금의 우리 역시, 오래된 우리가 될 수 있고요. 동시에 우리 모두는 현실로부터 파생된 우리입니다. 그러한 ‘우리’로 부터 시작합니다. 간호사들, 광부들, 공부하러 떠나왔던 사람들, 어찌됐든 다른 이유로 왔지만 우리는 여기서 우리만의 삶을 살았던 것이지요. 그 세계는 건너오면 비로소 시작되던 단단한 세계, 뚫을 수 없던 세계, 부서지던 세계, 두드려도 결코 부서지지 않던 세계이고요. 시와 독백, 수필의 한 구절 낭독 등의 발화와 대담으로 구성하는 무대입니다. 들어주는 사람의 부재, ‘경청’의 결핍은 활자로 박제된 작품을 낭독하는 것이 아닌, 삶의 이야기를 실제 발화하는 순간 해방됩니다. 또 관객들과 무대 속 관객 출연자들은 이야기로부터 자신의 삶을 오버랩 시켜 또 다른 작품을 탄생시킵니다. 관객들은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 수도 있어요. 시나 문장, 음악 선율, 연주, 그림 등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문학 안팎의 경계를 없애고, 과거와 현재의 스핀 오프, 세대와 세대의 스핀 오프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2024년 지금-여기에서의 시공간의 차원이 1960년 전후 한 삶의 세계와 만나 서로 겹치고 인사할 수 있는 것이지요. 유로저널: 무대 위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는지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극’ 보다는 조금 정제된 분위기일 것 같습니다. 박소진 대표: 무대는 ‘두 번째 고향’인 독일에서 경험한 삶의 장면들로 꾸며집니다. 나의 시대에 인물/사건/음식으로 나뉘어 출연자의 그때 그 시절의 담화로 구성됩니다. 무대 속 관객과 무대 밖 관객은 무대 위 출연진으로부터 발화되는 ‘우리’의 세계를 상상하며, 무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듣는데요, 동시에 감상을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합니다. 그야말로 예술이 현현하는 것이지요. 동시에 올해의 <문학주간 2024>의 방향인 스핀오프와도 결이 맞고요. 무대 위 관객-무대의 스핀 오프, 무대 안 우리들은 1960년과 2024년을 마주하고, 서로를 뒤바꿀 수 있습니다. 언어 예술이라는 고전적인 문학의 정의에 부합하며 문학의 경계를 붕괴함에 동시에, ‘대화’와 ‘독백’의 춤을 목격하며 우리의 삶을 관객이 경험하고 향유하게 됩니다. 무대 출연진(우리)과 관객은 앞으로의 삶의 문장들을 동시에 꿈꿀 수 있을 것입니다. 유로저널: 경청의 결핍으로부터 해방된다, 이 기획 의도가 신선합니다. 박소진 대표: 외국, 특히 이주를 한 ‘타향’은 두고 온 것들이 많고 회상할 거리가 많은 섬 같은 곳이잖아요. 이런 섬에서 열심히 삶을 살아온 사람들은 그 시간을 증명하고 싶어해요. 삶을 흘러 견딘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은 분명 자랑스러울 것이고 그래서 이곳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꺼내 놔요. 제가 외국에서 생활했던 오랜 시간 동안 만난 분들 대부분이 비슷했어요.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생각하고, 귀하게 여길 줄 아시는 분들이지요. 그 분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그분들의 자체 육성으로 확장시키고 싶었어요. 한인 행사를 가면 오랫동안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하시고 싶은 말이 많으시구나, 하고 생각함과 동시에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이 필요했구나, 하는 생각이 함께 들었습니다. 그 분들의 이야기에는 삶의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요. 그 분들의 목소리 톤에 담긴 의지, 이야기의 소재가 주는 낯섦과 감정의 곡선 등을 다른 세대와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유로저널: 팀 구성이 특별합니다. 어떻게 팀이 만들어 졌나요? 팀원 소개도 부탁합니다. 박소진 대표: 프랑크푸르트 인근 슈발바흐의 문예원을 찾아갔어요. 재독 1세대 분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곳에서 제 기획 내용을 들으신 문예원의 현호남 원장님께서 재독한국문인회 노미자 회장님을 소개해 주셨고, 또 그곳을 방문하신 몇몇 한인 분들도 관심있게 들어 주셨어요. 그렇게 자발적으로 팀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팀원 분들은 재독 간호사 1세대로, 1960년대 독일로 이주하셔서 활동하신 노미자(시조 시인), 최군자 선생님, 90년대에 이주하신 최영애 서양 화가, 이지은 재독서예가, 그리고 재독시인인 저 이렇게 구성되어 있어요. 팀 이름은 여러 의견이 있었는데 저희 프로그램 명의 한 단어 ‘고향’을 뜻하는 독일어 Heimat와 ‘오늘’이라는 의미, 독일어 ‘Heute’에서 만장일치로 Heute가 되었어요. 오늘의 ‘우리들’은 역사라는 의미를 가지는 것과 동시에 삶을 문학적으로 증명하는 방식입니다. 독일로 건너올 때 우리는 비로소 시작되었고, 근원은 우리의 깊은 샘으로, 그리고 그 샘에서 솟아나는 우리는 우리 스스로 문학이 되었으니까요. 팀원 모두는 상상할 수 없는 삶의 연륜과 타국에서의 이주민으로서의 경험을 가지고 있어요. 재독 1세대 간호사로 이주하신 분들, 각자의 연유로 일찌감치 고국을 뒤로 하고 독일로 이주하신 분들이세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독일에서 50-60년 이상, 평생을 사셨다고 할 만큼 오랜 시간 동안 거주하시고, 짧게 거주했던 저 역시 8년 이상 고향을 떠나왔고요. 모두 독일 거주 재외 동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자 모두 독일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역량을 발휘하며 살아오신 분들입니다. (팀 호이테 Heute-오늘 : 박소진, 노미자, 이지은, 최군자, 최영애) 유로저널: 한국 문학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박소진 대표: 이 시대의 유명한 시인의 시라고 하더라도 과연 자주 읽힐까요? 힘겹게, 아름답게 피어났지만, 죽는 줄도 모르게 사라져 버리는 작품들이 많이 있어요. 작가들에게는 가장 사랑하는 존재지만 독자들에게 닿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그것들은 여전히 책갈피에 꽂혀있고 스스로 자신의 작품의 비석이 되죠. 외로운 작품과 작가들이 많아요. 고향을 뒤로 하고 독일로 건너온 재독 1세대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 버리지 않도록 날개를 달아 준 <Die zweite Heimat> ‘두 번째 고향’ 은 그들의 선연했던 삶의 장면을 미래 세대가 기억할 기록이 될 것입니다. 그분들의 목소리가 50년 훨씬 그 이전에 타향으로 날아오던 비행기의 날개 소리를 기억하며 다시 2024년에 무대에서 날아 오를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 두 번째 고향으로부터, 세, 네 번째 고향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미래 세대는 계속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독일에서의 삶은 때로는 도전이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의 땅이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그 속에서 자라나는 앞으로의 우리는 우리만의 정체성으로 디아스포라의 문학을 계속 쓸 것입니다. <무료 공연입니다. 사전 예약 없습니다.> 공연 문의: 박소진 대표 (기획, 연출) literarybox.creative@gmail.com 독일 연락처 : +4915906825460 인터뷰: 독일 유로저널 여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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