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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유럽의 주권은 'Made in Europe'에서 나온다                               엘리제궁, 안보·탈탄소 필수 분야에 ‘유럽산 함량 기준(EU Preference)’ 도입 촉구 

프랑스 정부가 유럽 산업의 심장부를 지키기 위한 ‘경제 민족주의’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프랑스는 유럽의 안보와 주권에 직결된 핵심 산업에 대해 ‘유럽산 우선 구매’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택과 집중,프랑스가 지목한 9대 전략 산업

프랑스 정부는 최근 EU 산업정책의 핵심으로 ‘유럽산 함량 기준(EU Preference)’ 도입을 강력히 제안했다. 이는 단순히 모든 제품을 보호하자는 것이 아니라, 유럽의 미래를 결정지을 ▲순배출 제로 기술 ▲자동차 ▲전략 원자재 ▲디지털 기술(클라우드 포함) ▲반도체 ▲핵심 의약품 ▲바이오 기술 ▲의료기기 ▲우주 산업 등 9대 분야에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프랑스는 새로 조성될 ‘유럽경쟁력기금(European Competitiveness Fund)’의 수혜 대상을 ‘Made in Europe’ 기준에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비유럽 기업이라 할지라도 유럽 역내에서 실질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생산 시설을 운영한다면 지원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단서도 달았다. 이는 글로벌 자본을 유럽으로 유인하는 동시에 유럽 내 산업 생태계를 공고히 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독일 주도의 ‘EU Plus’ 모델에 반기

프랑스의 이러한 강경한 입장은 ‘개방성’을 우선시하는 독일과 대조를 이룬다. 독일은 FTA 체결국과 동맹국을 포함하는 포괄적 모델인 ‘Made with Europe(EU Plus)’을 선호하며, 우대 조항 적용을 최후의 수단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프랑스는 독일의 방식이 자칫 유럽 산업의 공동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계한다. 현재 프랑스의 입장에 대해 이탈리아, 스페인, 불가리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5개국이 공식적인 지지를 표명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들은 주로 자국 내 제조업 기반을 보호하고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국가들이다.

한편,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유럽이 더 이상 제3국에 안보와 에너지를 구걸해서는 안 된다”며, “탈탄소화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유럽 기업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보호막을 쳐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이번 제안을 통해 EU의 다년도 재정 프레임워크(MFF)와 통상 정책 전반에 유럽 우선주의 정신을 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탄소중립 기술과 고도의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파상공세에 맞서기 위해서는 ‘한시적 조치’를 주장하는 독일의 태도보다 훨씬 강력하고 지속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엘리제궁의 판단이다.

EU 내부 주도권 싸움 치열해질 전망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12개국이 독일의 신중론에 동조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보호주의 프레임’과 독일 중심의 ‘자유무역 프레임’ 간의 격돌은 향후 EU 정상회의의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리의 경제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요구는 단순한 보호무역이 아니라, 기술 주권을 잃어버린 대륙에는 미래가 없다는 절박함의 표현”이라며, “차기 EU 집행부의 산업 정책은 프랑스가 제시한 ‘전략적 선별주의’가 얼마나 반영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랑스 유로저널 문영민 기자,  ymmoon@theeuro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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