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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미국 관세보다 중국의 시장 독점이 더 본질적 문제”                            EU의 대중 무역 적자 연 3,600억 유로 달해 “중국의 산업 지배력이 구조적 위협”으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중국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유럽 경제 보전의 ‘구조적 통상 위협’으로 규정하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상계관세를 유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EU는 최근 급증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의 수입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중국 제조업,EU 점유율 30%로 유럽 기업들 위기

마로시 셰프초비치(Maroš Šefčovič) EU 통상·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2월 25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현재 유럽이 직면한 가장 큰 경제 안보 리스크로 중국을 지목했다. 그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보다 중국의 압도적인 글로벌 시장 지배력 확대가 유럽에 더 본질적인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의 제조업 생산량은 현재 EU와 미국의 합산치를 상회하며 글로벌 점유율 30%를 기록하고 있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유럽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중국 경쟁사들에 의해 밀려나고 있으며, 2025년 기준 EU의 대중 무역 적자가 3,600억 유로(약 520조 원)에 달한다”며 핵심 원자재의 높은 대중 의존도가 경제 안보를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EU, 전기차 관세 유지 ‘강경’

EU 집행위는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된 상계관세의 전면 철폐 가능성을 단호하게 일축했다. 관세 부과 이후에도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집행위는 중국 기업들이 상계관세를 피하기 위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수입을 늘리는 추세에 주목하고 있다.

집행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폭스바겐과 세아트(SEAT)가 제안한 ‘가격 인상 약속(Price Undertaking)’만이 수용된 상태”라며, 향후 다른 제조사들의 제안을 검토할 때 교차 보전(Cross-subsidization)을 통한 우회 방식을 집중 심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차 보전이란 규제 대상인 전기차 가격은 약속된 하한선 이상으로 책정해 관세를 피하는 대신, 규제가 없는 PHEV나 부품 가격을 낮게 책정해 전체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꼼수 전략을 말한다.

분열되는 유럽 내부, 메르츠 독일 총리의 베이징 행(行) 논란

집행위의 강경 노선에도 불구하고 EU 내부의 단일대오가 흔들리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최근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독일 총리가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대중국 정책에 대한 EU 회원국 간의 입장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독일은 중국의 보복 관세를 우려해 협상을 통한 해결을 선호하는 반면,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회원국들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강력한 무역 장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메르츠 총리의 이번 방문은 EU가 단일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EU 집행위는 앞으로 중국 제조사들의 보조금 수령 여부를 더욱 철저히 조사하고, 공급망 전반에 걸친 실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중국의 물량 공세와 유럽의 경제 안보가 정면충돌하는 가운데, 다가오는 통상 협상은 향후 유럽 산업 지형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독일 유로저널 김지웅 기자,  jwkim@theeuro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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