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병 대신 평화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압박이 임계점을 넘고 있다. 국제법을 무시하고 주변국과의 협의조차 없이 벌인 미국의 무책임한 전쟁에 전 세계가 전율하고 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파병에 참여하지 않는 나라를 향해 “기억해 두겠다”는 노골적인 협박까지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이 오만한 압박은 역설적으로 미국의 초조함을 증명할 뿐이다. 우리는 지금 총칼을 든 군함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평화의 원칙으로 이 파고를 넘어야 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주축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 동맹국들조차 “확전을 피해야 한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비난 공세에도 결정적인 태도 변화 없이 신중론을 유지하는 이 마당에, 우리 정부가 대책 없이 이 화약고에 뛰어들 이유는 단 하나도 없다.
아직 교전이 치열한 분쟁 지역에 무장 함선을 파견하는 것은 사실상의 ‘참전’이다. 우리 젊은이들의 생사가 걸린 파병은 그 어느 문제보다 숭고하고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안철수, 조정훈, 박수영 의원은 파병이 마치 전리품이라도 되는 양 ‘국익’을 운운하며 찬성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특히 조정훈 의원은 지난 19일 SNS를 통해 “일본이 파병을 선언하면 우리의 입지가 좁아지니 즉시 파병을 결정해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펼쳤다. 안철수 의원 또한 “파병을 경제·안보 자산 확보의 수단으로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실소조차 나오지 않는 경박한 발상이다. 조 의원의 예측과 달리 일본 다카이치 총리는 파병에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며 안 의원처럼 이 사태를 ‘수단’으로 삼으려는 천박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침략전쟁의 전장에 우리 청년들의 목숨을 판돈으로 걸고 트럼프와 ‘거래’를 하자는 이들이 과연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맞는지 묻고 싶다.
하루가 멀다 하고 말을 바꾸는 트럼프의 약속에 무엇을 믿고 우리 군의 생명을 맡기겠다는 말인가. 이는 국익이라는 미명 아래 자국민을 사지로 내모는 위험천만한 망언이자, 주권 국가의 품격을 스스로 깎아먹는 굴종적 태도일 뿐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2003년 이라크 전쟁의 쓰라린 교훈을 잊었는가.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던 미국의 장담과 달리 전쟁은 늪처럼 길어졌고, 자이툰 부대가 철수하기까지 우리 사회가 치른 피와 땀, 국론 분열의 상처는 여전하다.
청년의 목숨을 담보로 한 도박은 결코 국익이 될 수 없다. 안철수 의원을 비롯한 파병 찬성론자들은 무책임한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마땅하다.
정부 역시 일본의 ‘돈 보따리’ 외교를 흉내 내선 안 된다. 최근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앞에서 선보인 100조 원 규모의 투자 보따리는 돈으로 안보 위기를 모면하려는 비겁한 방식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미 관세 협정과 대미투자법 등 내줄 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더 이상 트럼프의 ‘충성심 테스트’에 놀아날 이유가 없다.
정부는 일본처럼 돈으로 평화를 사려 하거나, 과거의 관성대로 ‘비전투병 파병’이라는 비겁한 타협안을 만지작거려선 안 된다.
해법은 군함이 아니라 평화에 있다. 다행히 주요 7개국(G7)은 공동성명을 통해 “적절한 노력에 기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신중한 예비적 계획을 언급했다. 우리 역시 이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선택지가 무엇인지 차분히 검토하는 것이 우선이다.
국회는 결의를 통해 정부가 명분 없는 연합군 구성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확실한 빗장을 걸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 또한 국익과 평화의 원칙에 기반해 파병 불가 원칙을 당당히 천명해야 마땅하다.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받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군함을 보내 화약고에 기름을 부을 것인가, 평화의 원칙으로 청년의 목숨을 지킬 것인가.
당당한 주권 국가로서 트럼프의 오만한 요구에 단호히 ‘노(No)’라고 말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국익이자 우리가 가야 할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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