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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경제, 이란발 지정학 위기에 20년 만에 최장기 침체 늪 

이란발 전쟁 위기가 가뜩이나 취약해진 독일 경제에 결정타를 날리고 있다. 경제 회복의 불씨가 채 피어나기도 전에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암초를 만나 꺾이면서, 독일 경제가 약 20년 만에 가장 긴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독일경제연구소(IW)가 이란 분쟁 직후인 지난 3월 현지 1,0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 조사에 따르면, 독일 기업들의 비관론은 극에 달한 상태다. 미하엘 그뢰믈링(Michael Grömling) IW 경기 전문가는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초기 단계에서 완전히 꺾였다”며 “기업들은 투자 위축과 인력 감축으로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수치로 나타난 독일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처참한 수준이라고 독일 일간지 포커스 온라인(Focus Online)이 보도했다. 응답 기업의 43%가 전년 대비 경기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개선됐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향후 전망 역시 생산 감소를 예상하는 기업(약 33%)이 증가를 기대하는 기업(약 20%)을 압도했다. 특히 그간 버팀목 역할을 해온 서비스업체들마저 35%가 경영 악화를 예상하며 비관론에 가세했다.

이 같은 흐름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경고한 ‘글로벌 성장 둔화 및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과 궤를 같이한다. IMF는 이란 전쟁이 세계 교역에 ‘제동 장치’가 되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이 기업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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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투자의 실종과 고용 한파다. 조사 결과 독일 기업의 약 40%가 올해 투자 지출을 줄일 계획이며, 제조업의 경우 42%가 투자 축소를 예고했다. 고용 시장 역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제조업체의 37%가 감원을 계획 중이며, 서비스업(28%)과 건설업(26%)을 포함해 전체 경제 주체의 약 30%가 인력 감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W는 이번 경기 악화의 핵심 변수로 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리스크를 지목했다. 주요 해상 교역로인 이곳이 마비될 경우 공급망 차질과 운송비 폭등, 에너지 가격 급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 민감한 독일 경제 구조상, 현재의 지정학적 불안은 생존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기로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독일 기업들이 미래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회의적 국면’이 3년 가까이 지속된 것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약 20년 만에 처음이다. 이란발 전쟁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독일 경제의 침체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 출처: Gemini 협업 생성) 독일 유로저널 김지혜 기자  jhkim@theeuro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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