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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치킨 전쟁’, 파리 외곽 도시의 정치적 싸움으로 번져

파리 근교 생투앙(Saint-Ouen)에서 한 시장이 인기 패스트푸드점의 '정크 푸드' 판매를 막으려다 격렬한 불화가 시작된 것이 가뜩이나 분열된 프랑스 좌파 진영에 또 다른 논쟁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프랑스 유력 언론 프랑스24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사회당의 떠오르는 인물이자 차기 엘리제 궁(대통령궁)의 주인 후보로 거론되는 카림 부암란(Karim Bouamrane) 생투앙 시장은 현재 자신의 시청사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한 구운 치킨 전문점과 공개적인 사투를 벌이고 있다.53세의 부암란 시장은 인기 체인점인 '마스터 풀레(Master Poulet, 치킨 마스터)'가 생투앙에서 가장 번화한 교차로에 매장을 여는 것을 막기 위해 권한 안팎의 모든 수단을 동원하기 위해 매장 입구 앞에 거대한 콘크리트 블록을 배치하기까지 했다.

지난주 법원이 콘크리트 블록을 제거하라고 명령하자, 그는 즉시 이를 대형 화분들로 교체하며 '정크 푸드와의 전쟁'이라는 명분으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마스터 풀레' 측은 시장을 조롱하는 자극적인 현수막들을 내걸며 맞섰고,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은 이 치열한 대치 상황을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비유하며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다. 이 '치킨 전쟁'은 특히 생투앙과 같은 노동계급 거주 지역의 번화가를 장악하고 있는 청년 중심의 패스트푸드 열풍을 조명하고 있다. 또한 이는 양질의 음식을 옹호하는 측과, 그들이 사실상 '젠트리피케이션(지역 고급화)'을 후원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측 사이의 깊은 좌파 내부 분열을 드러냈다.

프랑스의 치킨 전문점들은 다른 어떤 패스트푸드점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학생과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인기 있는 저렴한 '컴포트 푸드(위안을 주는 음식)'를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급성장은 영국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 피시앤칩스 가게가 치킨집으로 대체되고 있는 추세와도 맞물려 있다.

'마스터 풀레'는 2025년 파리 지역 50개 매장에서 1만 톤의 가금류를 판매했다. 치킨은 다른 육류나 생선보다 저렴한 단백질 공급원이며 대량 확보가 용이하다. 이곳에서는 매운 닭다리와 감자 한 통을 4유로(약 6천 원) 미만에 먹을 수 있어, 버거킹이나 맥도날드 같은 전통적인 패스트푸드 체인보다 훨씬 접근성이 좋다.

생투앙에서의 이번 분쟁 덕분에 이 매장은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용자들은 이곳을 '서민의 치킨'이라 부르며 찬사를 보내는 반면, 부암란 시장을 '오바마 지망생'이라며 조롱하고 있다. 적어도 소스로 범벅이 된 황금빛 치킨 텐더 사진이 넘쳐나는 소셜 미디어 상에서 시장은 패배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마스터 풀레' 같은 체인점들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긴 대기 줄, 늦은 영업시간, 끊임없이 풍기는 튀김 냄새에 화가 난 주민들도 많다. 영양학자들은 채소가 부족하고 지방과 당분이 너무 많은 제품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프랑스 가금류 업계는 이들이 위생 기준이 낮은 수입산 닭고기를 사용한다고 불평하고 있다.
부암란 시장은 5월 2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주민들에게 영향을 주는 악취"부터 "새벽 2시까지 이어지는 늦은 배달" 등 이러한 고충을 언급했다. 그는 또한 생투앙에 이미 치킨집이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상업 지구가 단순히 똑같은 가게들의 집합소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어린 시절부터 질 좋은 음식"을 장려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날 매장을 방문한 LFI 소속 에릭 코크렐 의원은 시장의 행위를 "행정적 괴롭힘"이라고 비난하며 경찰에 개입을 요청했다. 국회 재정위원장인 그는 부암란 시장이 "권력을 남용"하고 있으며 "모두가 이용할 수 없는 비싼 가게들만 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유로저널 문영민 기자 ymmoon@theeuro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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