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쟁점’ 개헌마저 가로막는 국민의힘, 선동과 궤변뿐인 무책임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6개 정당 소속 의원 178명이 공동 발의하고, 국민 68.3%가 찬성하는 등 압도적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최소 개헌안’이 결국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당론을 앞세워 의원 전원을 퇴장시키는 방식으로 표결 자체를 무력화했다. 재적 의원 3분의 2인 의결정족수(191석)에서 고작 13표가 부족해 투표 불성립이 선언된 것이다. 1987년 이후 39년 만에 찾아온 개헌의 기회는 국민의힘의 ‘투표 보이콧’ 장벽에 막혀 허망하게 사라졌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 개개인의 양심을 ‘당론’이라는 사슬로 묶어 표결 참여를 봉쇄한 행위는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며, 주권자의 판단 기회를 원천 봉쇄한 폭거다. 39년 동안 단 한 글자도 바뀌지 못한 낡은 헌법을 시대 변화에 맞게 고치자는 국민의 염원을 짓밟은 정당이 과연 공당으로서 존재 가치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스스로 민주주의의 적이자 내란 옹호 세력임을 자인한 꼴이다.
이번 개헌안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시급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헌법 전문에 부마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수록하고, 지난 12·3 불법 계엄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승인권을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권을 ‘해제권’으로 격상해 통제력을 강화하고, 자치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명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권력 구조 개편 등 논쟁적 사안은 제외하고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한 ‘무쟁점’ 사안들만 담아 우선 물꼬를 트자는 취지였다. 6·3 지방선거와 병행해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는 효율성까지 갖췄음에도 국민의힘은 이 소중한 기회를 걷어찼다. 이는 12·3 사태와 같은 반헌법적 폭거가 다시 일어나도 상관없으며, 내란 세력을 끝까지 비호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국민의힘이 내세운 반대 논리는 악의적 선동과 궤변 일변도다. 개헌을 ‘지방선거용 이벤트’라 폄훼하더니, 급기야 ‘이재명 독재 연장을 위한 빌드업’이라는 거짓 주장을 펼치고 있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대표는 이번 개헌안에 권력 구조 개편이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개헌을 하려면 이재명이 연임 불가 선언부터 해야 한다”는 황당한 논리를 되풀이했다.
우리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대통령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설령 임기 중 연임제로 개정하더라도 현직 대통령인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법조인 출신인 장 대표가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무지한 몽니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은 명백한 대국민 선동이다.
국민의힘은 표결 보이콧 후 “22대 국회 후반기에 권력 구조까지 포함한 포괄 개헌을 논의하자”는 제안 역시 신뢰하기 어렵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한 포괄 개헌을 명분으로 내세워 결국 개헌 자체를 장기 표류시키려는 음흉한 속내를 국민은 이미 간파하고 있다.
여러 여론조사 결과 국민 여론은 개헌에 찬성하고 6.3 지방선거와의 동시 실시에 찬성하는 의견이 60% 내외로 반대하는 의견보다 2 배이상 역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민심을 거역하고 민주주의 수호의 기회를 발로 찬 국민의힘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