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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AI 규제 예외'  독일만 찬성하고 스페인 등 10개국강력 반발

독일, 기계·의료기기 분야 AI법 적용 제외 요구하며 '마이웨이', ' 협상 결렬'

인공지능(AI) 규제를 간소화하려는 유럽연합(EU)의 ‘AI 옴니버스(AI Omnibus)’ 협상이 독일의 완고한 태도에 부딪혀 결국 결렬됐다. 기계와 의료기기 등 핵심 산업 분야를 AI법(AI Act) 적용 범위에서 통째로 덜어내려는 독일의 제안에 스페인을 비롯한 다수 회원국이 “신뢰할 수 있는 AI 원칙의 붕괴”라며 정면으로 맞섰기 때문이다.

독일 “산업계 부담 덜어야”, 규제 분리안 제안

독일 정부는 오는 7일 열리는 EU 디지털 장관 비공식 회의를 앞두고 기존의 ‘산업 분야 적용 제외’ 입장을 재확인했다. 마르쿠스 리히터 독일 사무차관은 기계 및 의료기기 분야에 대한 AI 규제를 본문(1A 섹션)이 아닌 부속서(Annex)로 분리해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해당 산업군에 대한 AI법의 직접적인 구속력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독일의 이 같은 행보는 자국의 강점인 정밀 기계 및 의료기기 산업이 과도한 디지털 규제로 인해 글로벌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리히터 차관은 “정부 내 양 정당 간에 이미 합의된 사항”이라며 정책 추진의 일관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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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연정 내부 비판에도 “갈등 없다” 선긋기

하지만 독일 내부 사정은 복잡하다. 독일 연립정부의 한 축인 사회민주당(SPD)이 정부의 ‘예외 적용’ 제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Deeply concerned)”를 표명한 내부 서한이 최근 공개됐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도 산업계의 편의를 위해 AI 윤리와 안전 기준을 저버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히터 사무차관은 “연정 내부 갈등은 없다”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정 내 균열이 가시화될 경우 EU 내 독일의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스페인 등 10개국 “규제 완화는 퇴보, 신뢰가 우선”

독일의 독주에 대해 스페인을 포함한 10개 회원국은 즉각 강력한 반대 전선을 형성했다. 이들은 독일의 제안이 규제 완화를 넘어 AI법의 근간을 흔드는 ‘후퇴’라고 규정했다.

오스카르 로페스 스페인 디지털 장관은 “우리는 AI법에서 후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유럽이 가장 강력한 모델 구축에서는 1위가 아닐지 몰라도, ‘신뢰할 수 있는 AI 구축’에서는 반드시 1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술 패권 경쟁보다 시민의 안전과 신뢰를 담보하는 유럽형 규제 모델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다.

이번 협상 결렬로 기업과 스타트업의 규제 부담을 줄여주려던 ‘EU 단순화 패키지’ 논의는 당분간 표류가 불가피해졌다. 산업 경쟁력을 우선시하는 독일과 규제의 원칙을 중시하는 스페인 중심의 연합국 사이의 간극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7일 열릴 장관급 회의에서 극적인 타협점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유럽의 AI 통합 규제 환경 조성은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유로저널 김세호 대기자

   shkim@theeuro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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