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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경제 사면초가, 전쟁 발 유가 쇼크에 '금리 동결'·

중동 전쟁의 불길이 유럽 경제의 회복 가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급등하는 에너지 가격으로 인해 물가가 다시 치솟고 성장률은 정체되자, 유럽중앙은행(ECB)은 당초 계획했던 금리 인하 카드를 접고 '관망세'로 돌아섰다.

  지난 4월 30일,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2.00%로 동결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둔화세에 맞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목을 잡았다. ECB는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여전히 높다"며 당분간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할 뜻을 분명히 했다.

 물가 지표는 ECB의 우려가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4월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HICP)은 3.0%를 기록하며, 지난 3월(2.6%)의 완만한 흐름을 깨고 다시 반등했다. 

  상승의 주범은 에너지였다. 전년 대비 10.9%나 폭등한 에너지 가격이 전체 물가 지표를 끌어올렸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2.2%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으나, 고유가가 물류비와 서비스 요금으로 전이되는 '2차 파급 효과'에 대한 경계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성장률 0.1% ‘턱걸이’로  '스태그플레이션'

물가는 오르는데 성장은 멈춘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유럽 통계청(Eurostat)이 발표한 1분기 유로존 및 EU 경제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1%에 그쳐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국가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독일(0.3%)과 스페인(0.6%) 등은 제조업과 관광업을 바탕으로 완만한 성장을 이어갔으나, 아일랜드(-2.0%)를 비롯한 일부 국가들이 극심한 부진을 보이며 전체 평균을 깎아내렸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물가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이 성장 동력을 약화시킨 핵심 원인으로 풀이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유럽 경제가 2분기에도 힘겨운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경제 분석가는 "유럽 경제의 운명은 중동 전쟁의 향방과 유가 안정 여부에 달려 있다"며 "성장 둔화 방어를 위한 금리 인하 요구와 물가 억제를 위한 금리 동결 사이에서 ECB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미지 출처: Gemini협업생성), 유로저널 김세호 대기자,  shkim@theeuro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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