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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EU의 “유럽산 무기 우선 구매 정책에 보복 조치” 경고

미국의 방위 산업을 책임지는 펜타곤(미 국방부)이 유럽연합(EU)의 ‘유럽산 무기 우선 구매(Buy European)’ 정책 추진에 대해 전례 없는 강도의 경고장을 날렸다. EU가 미국산 무기를 배제할 경우, 미국 역시 유럽 기업의 미국 방산 시장 접근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상호 보복’을 시사하며 대서양 동맹이 방산 분야에서 격돌하는 모양새다.

최근 한국무역협회(KITA) 브뤼셀지부가 전한 바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EU가 추진 중인 방위조달지침 개정안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핵심은 EU가 미국 무기 제조사의 유럽 시장 접근을 제한할 경우, 미국 역시 그에 상응하는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미 상공회의소 또한 정부와 보조를 맞추며 “EU의 배타적 무기 구매 정책이 수십 년간 이어온 미-EU 방산 협력 관계를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미 국방부가 꺼내 든 가장 위협적인 카드는 상호 국방 조달 협정(RDPA)의 전면 재검토다.

※ RDPA(Reciprocal Defense Procurement Agreements)란?

미국이 협정 체결국에 한해 ‘미국산 우선 구매(Buy American)’법을 적용하지 않고 자국 기업과 동등한 입찰 자격을 부여하는 협정이다.

미국은 EU 19개국과 이 협정을 맺고 있으나, 만약 EU가 ‘유럽산 우대’를 강행할 경우 이 혜택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미 국방부 사업에 대규모 부품과 장비를 납품해온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Leonardo)나 스웨덴의 사브(SAAB) 같은 유럽 대표 방산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당하게 된다.

미국은 향후 모든 계약 건에 대해 예외 조치를 개별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나토(NATO)의 상호운용성 및 표준화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극소수의 경우에만 유럽산 장비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사실상 유럽 기업들에 대한 강력한 기술적·행정적 장벽을 세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3분기 중 방위조달지침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U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지원 사업 등에 유럽산 비중을 65% 이상으로 제한하는 등 자국 방산 생태계 육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F-35 전투기를 비롯한 핵심 전력의 미국산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현지 통상 전문가는 “미국의 이번 대응은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적 외교’ 기조가 방산 분야에서도 노골화된 것”이라며 “유럽이 자주국방을 위해 미국과 등질 것인지, 아니면 실리를 택해 우대 정책을 후퇴시킬지 결정해야 하는 난관에 부딪혔다”고 분석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대기자,   shkim@theeuro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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