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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군대에서의 구타나 가혹행위로 인한 사망 혹은 자살 사건은 슬프게도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뉴스다. 하지만, 이번에 또 다시 그렇게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서, 당연히 슬프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공포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내가 군에 입대하기 전에 그런 뉴스를 접하면 참 무서웠다, 당장 나의 미래에 닥칠 수도 있는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이미 군 복무를 무사히 마친 지 13년이나 지난 지금 그런 뉴스를 접하니 오히려 더 무섭다, 나보다도 훨씬 어린 애들이 그런 악마 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 내가 군에 입대하기 전, 혹은 군 복무 중 그런 악마 같은 짓을 하는 이들은 대부분 나보다 나이가 많거나 적어도 비슷한 연령대였는데, 이제는 나보다 열 살 이상 어린 애들이 여전히 그런 짓을 하고 있다는 게 오히려 더 끔찍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나도 군복무를 하면서 다행히 그런 구타나 가혹행위를 직접 당해보지는 않았지만, 그 속에서 충분히 악마를 목격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혼란스러웠던 것은 그렇게 악마가 되어버린 이들이 입대 전에는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었으며, 또 누군가의 정겨운 친구였을 터, 즉 사회에서는 평범한 젊은이였을, 심지어 지성을 갖춘 대학생이었을 그 누군가가 왜 군대에서는 그렇게 악마가 되었을까 하는 점이었다. 정말 군대에는 멀쩡한 사람을 악마로 만드는 악령이라도 깃들어 있는 것일까?

 

군대가 무조건 나쁜 곳이라고만 할 수는 없고, 국방의 의무로서의 가치도 소중하지만, 폐쇄된 공간에서 철저히 계급에 의해 누군가를 마음껏 속박하고 학대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진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인간은 어떤 역할이 주어지느냐에 따라 선한 본성이 발휘되기도 하고 악한 본성이 발휘되기도 하는데, 군대에서 주어지는 선임병의 역할은 안타깝게도 악한 본성이 발휘될 확률이 더 높다. 게다가 더 무서운 것은 누군가에 의해 그러한 악한 본성이 한 번 발휘되기 시작하면 그것이 마치 전염이라도 되듯 다른 이들도 거기에 동조하고 묵인하고 심지어 함께 그 악한 행위에 가담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도 그런 학대와 고통을 당했음에도 정작 본인이 선임병이 되면 후임병에게 그런 학대와 고통을 가하는, 즉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기도 한다.

 

군대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런 소식을 접하면 피해자가 왜 그 지경에 이를 때까지 당하고만 있었는지, 왜 가족이나 외부에 알릴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그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이 바로 군대라는 조직이다.

 

그곳은 세상과 완전히 분리된 그들만의 또 다른 세상이다. 상식이 통하지 않고, 인간의 존엄성도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그들만의 규칙과 체제가 있을 뿐이다. 거기서 잘 적응하고 살아남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악마를 만나게 되고 지옥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모두들 반쯤 미쳐 있는 상태에서 24시간을 함께 지내다 보면 본인도 모르게 이성을 잃게 되고 상식적인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된다. 폐쇄된 공간 속에서 그들만의 규칙과 체제에 철저히 복종하게 되면 어느새 자신이 당하는 일이 잘못된 것인지조차 판단이 어렵게 되고, 이를 내부 고발하거나 외부에 알리겠다는 발상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더구나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내부 고발자가 환영 받는 분위기가 아니며, 내부 고발을 통해 무언가가 개선되는 문화도 아니다. 군대라는 폐쇄적인 조직은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소원수리와 같은 식의 내부 고발 경로를 형식적으로 만들어 놓긴 했지만, 실제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오히려 어설프게 내부 고발을 시도했다가 더 큰 화를 겪게 되는 게 현실이다.

 

결국, 이번 사건처럼 누군가가 고통을 겪다 겪다 못 이겨 사망하거나, 아니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그 속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일들은 적당히 덮이고 적당히 유지되는 것이다.

 

당장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한 동안 여론이 들끓고 한 동안 각 부대에서 구타나 가혹행위를 근절하라는 지침이 하달되어 당분간은 그런 일들이 잠잠해질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좀 더 흐르면 모든 것들이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가 여전히 누군가는 가해자로, 누군가는 피해자로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이쯤 되면 과연 지금과 같은 군 복무 제도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철저한 국방 수호는 당연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지금과 같은 방식의 군 복무 제도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국방의 의무는 신성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들이 이렇게 삶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사태가 발생한다면, 그리고 그런 사태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본질적인 문제가 내재해 있다면, 비록 그 경우가 극소수라고 해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더구나 부와 권력을 지닌 자들,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은 그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얼마든지 피하고 있는 마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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