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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2017.11.06 01:04

오을식의 장편 연재 소설 (40) - 바람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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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밤의 꽃

영미가 혀를 날름거리며 다시 한 번 치마를 위로 획 걷어 올렸다. 다홍치마 사이로 노란색 팬티가 살짝 드러났다가 사라졌다. 정아가 입을 하 벌리며 눈을 흘겼다. 
"아이고, 보기만 해도 몸이 떨린다. 너도 치마만 두르고 연회장에 나간 적 있니?"
"당근이지. 이게 좀 있어 보이는 손님이면 현장에서 슬쩍 벗은 적도 있고."
영미가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이며 말했다. 정아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우리 우림각은 양반이야. 전에 내가 일했던 룸에서는 초이스가 끝나면 자리로 가기 전에 손님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하는데, 그때는 의례 팬티를 허벅지까지 내려서 아래를 보여주었다고."
"정말?"
"내가 뻥까는 거 봤니? 전에 여기 아가씨 중에서도 그런 서비스를 시도했다가 장 마담에게 아주 박살이 났지. 그런 서비스는 나중에 호텔로 가서 하라는 불호령이 떨어졌거든. 그날 혼이 난 아가씨가 바로 지금 네 곁에 있는 이 몸이야." 
영미가 웃음을 터트렸다. 정아는 눈앞이 아득해졌다. 우림각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업소라지만 결국은 매춘을 위한 집이니만큼 각오해야 할 일들이 많을 거라 예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의 정도가 상상 이상일 것 같아 두려웠다.  
"그런 게 다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 하는 일종의 서비스이자 밑밥이라고 할 수 있지. 아가씨들마다 자기만의 특화된 서비스가 있거든. 손님 마음을 사로잡는 요령이랄까. 넌 머리가 좋으니까 아마 곧 통달을 하게 될 거야." 
영미가 문을 열고 마루 쪽을 살피며 어서 한복을 입으라고 재촉했다. 정아는 서둘러 한복으로 갈아입고 거울 앞에 섰다. 매무새를 정리하는 정아를 향해 영미가 감탄조로 말했다.    
"아유, 우리 정아는 한복 모델을 해도 되겠다. 거 누구냐, 장금이 보다 훨씬 예쁘다."
정아는 거울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거기 연두색 저고리에 다홍치마를 입은 색시 하나가 이편을 슬픈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바닥에 쓸리는 치맛자락을 내려다보며 정아는 한동안 방 안을 서성거렸다. 밖의 상황을 보고 오겠다며 나간 영미는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방은 넓었지만 그저 넓기만 할 뿐, 변변한 가구 하나 없이 단출했다. 손님이 넘칠 때는 소연회장으로, 평소에는 장 마담이 주로 아가씨들 면담하는 방이라고 했다.
갑자기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정아는 살며시 문을 열어 마루를 내다보았다. 살집이 있는 중년 남자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중앙의 유리문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말투로 보아 오사카 쪽에서 온 것 같았다. 유리에 실루엣으로 비치는 숫자를 합치면 열댓 명은 족히 되어보였다. 곧 나비타이를 맨 청년이 나타나 그들을 마루 끝에서 가까운 방으로 안내했다. 마루를 오가는 발길이 잦아지고 빨라졌다. 잠시 후, 아가씨들이 열을 지어 지나갔다. 
영미는 아가씨들의 줄이 두 차례 오가고 난 다음에야 나타났다. 
"오늘은 시작부터 깐깐하다. 들어간 아가씨 절 반 이상이 퇴짜를 맞고 나왔지 뭐야. 우리도 얼른 움직이자, 조금 있으면 이 방에도 손님이 들 거야."
정아는 영미를 따라 마루로 나섰다. 영미는 아까 손님들이 들어간 방을 향해 걷다가 방향을 틀어 바로 옆방 문을 열었다. 앉은뱅이 테이블이 길게 이어진 방이었다. 영미는 검지를 세워 입술에 붙이고는 나무 벽을 향해 섰다. 그러고는 벽에 양손을 대고 조금 힘을 주자 거짓말처럼 벽에 틈이 생겼다. 영미가 작은 소리로, 단체 손님이 오면 이 미닫이 벽을 터서 대연회장을 만든다고 말했다.  
"이리 와서 저 방 풍경을 잘 익혀둬. 아가씨들 초이스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봐. 내일 너도 저 자리에 서야하니까."
영미가 자리를 비켜주며 말했다. 정아는 틈 가까이에 눈을 댔다. 저편 방이 한 눈에 들어왔다. 방 가운데 긴 앉은뱅이 테이블을 중심으로 아까 들어온 남자들이 톱니 모양으로 간격을 두고 앉아있었다. 그들은 모두 고개를 돌려 오른편 병풍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병풍 앞에는 아가씨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포즈로 어깨를 맞댄 채 사내들을 향했다.  
"초이스 시간이야. 손님들이 자기 마음에 드는 아가씨를 선택하는 거지."
영미가 정아의 턱밑을 파고 들어와 틈에 눈을 댔다. 남자들은 마치 물건을 가리키듯 검지로 아가씨를 찍어서 자신의 곁에 앉혔는데, 아직도 대여섯 자리는 비어있었다. 
"저 자리에 설 때마다 자주 그런 생각이 들곤 해. 저기 테이블 접시 위에 놓인 광어회나 나나 비슷한 처지라는 애잔한 느낌. 왜냐하면 광어나 나나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누군가의 젓가락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니까."
영미가 소곤거리자 정아는 한 손으로 영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곧 선택을 받지 못한 아가씨들이 목례를 하고 방을 나갔다.  
"요즘은 저렇게 퇴짜를 맞는 일이 많아. 아가씨가 500명이 넘던 시절에는 손님들이 넘쳐서 오히려 아가씨들이 손님을 고르는 분위기였는데 말이야. 그만큼 손님이 많이 준 거지. 사실 저렇게 몇 번 퇴짜 맞고 나면 괜히 혼자만 똥 밟은 것 같아서 기분이 더러워지거든."
"그럴 것 같아. 근데 끝까지 선택을 못 받으면 어떻게 되는 거야? 그냥 집으로 가는 거야?"
"그렇고말고. 여기야말로 냉혹한 경쟁의 세계지. 일하지 못하면 단 한 푼도 받을 수 없어."
이번에는 영미가 한숨을 내쉬었다. 문득 정아의 눈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어머, 저기 좀 봐. 저 끝에 있는 분홍저고리, 그 친구 맞지?"
영미가 다시 틈에 얼굴을 댔다가 정아를 쳐다보며 웃었다. 
"하여간 기싸마 저년은 재주도 좋아. 그새 한자리 꿰차고 희희낙락거리고 있구먼. 가만, 파트너 관상을 보니 저년 오늘 대박을 칠 수도 있겠어."
정아도 영미를 바라보았다. 
"저 남자 면상을 봐, 잔뜩 얼어 있잖아. 다른 이들은 다들 물 만난 고기처럼 활발한데 저이만 꿔다놓은 보릿자루지? 모르긴 해도 저인 이런 업소에 처음 왔을 가능성이 높아. 기싸마가 요리를 할 수 있는 순둥이라는 거지. 차차 알게 되겠지만, 사실 우리가 받는 화대는 별 거 아니야. 큰 수입을 기대할 수 없어. 우리들 진짜 수입원은 따로 있거든. 그건 이따 현장에 가서 알려줄게."
다시 아가씨들의 입장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빈자리가 빠르게 채워졌다. 
"너도 이미 눈치 챘겠지만 여기서 초이스 되는 걸 자세히 지켜보면 좀 흥미로운 게 있지. 우리나라 남자들은 룸싸롱에 아가씨를 사러 와서는 무조건 얼굴 예쁘고 나이 어린 애들부터 찾거든. 십중팔구는 그래. 근데 우림각 손님들은 달라. 지금 자리에 앉아있는 애들 얼굴을 봐. 예쁜 애 별로 없잖아. 그리 어리지도 않고. 오히려 아까 퇴짜 맞고 나간 애들 중에 예쁜 애들이 있었지. 무슨 말이냐 하면 저 사람들은 객관적인 미인을 별로 선호하지 않아. 평범한 얼굴이어도 자기 눈에 들어와야 선택하거든. 나이가 좀 들어도 상관하지 않고 오직 자기 마음에 들어야 검지로 찍어. 여기에 삼십대 아가씨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야. 가끔은 재미있는 손님도 있지. 자기가 아가씨를 선택하지 않고 역으로 아가씨 중에서 자기를 선택하라는 타입." 
"그러기도 해?"
"물론이야. 대신 조건을 걸지. 하문이 동굴처럼 넓어야 한다는 조건. 말하자면 자기 물건이 그만큼 크니까 조심하라는 경고인 셈인데, 실제로 엄청난 대물들이 있긴 해. 그런 손님에게 잘못 걸리면 사나흘 일을 못하기도 하거든."
정아는 문득 인수와의 첫 밤을 떠올렸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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