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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2017.11.13 01:25

오을식의 장편 연재 소설 (41) - 바람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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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인수의 몸이 자신의 몸을 파고 들었을 때의 그 알싸한 통증, 그 여파가 다음날에도 이어지자 정아는 하는 수 없이 산부인과를 찾았었다. 의사는 정아의 벌린 다리 사이를 열고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거기에 대고 말했다. 뭐 별 거 아닙니다. 사랑할 때의 자세가 좋지 않아서 생긴 생채기 같아요. 물론 방문자의 사이즈가 커서 생긴 문제일 수도 있고요. 아무튼 다음에는 전희를 충분히 해서 완전히 젖었을 때 입장을 시키면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정아는 ‘방문자의 사이즈’라는 단어에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어쩔 줄 몰랐다. 처음으로 보고 만져보고 맛까지 보다가 마침내 몸 깊숙이 받아들인 그 커다란 사이즈가 자꾸만 눈앞에 어른거려 정신이 아득했다. 그날 병원을 나서면서 마주한 붉은 노을의 색감 또한 정아는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나도 전에 엄청난 대물과 딱 한 번 맞장을 뜬 적이 있어.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몸서리가 쳐진다. 후유증 때문에 나흘을 쉬었으니 말 다했지.”
영미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일단 그가 나타나면 우림각에 비상이 걸려. 마치 말벌에 노출된 토종벌집처럼.”
“요즘에도 와?” 
정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영미가 얼굴을 찡그리며 가끔 잊을 만하면 나타난다고 대답했다.  
“근데 걱정 마라, 나타나도 이젠 문제없으니까. 그 대물을 전속으로 마크할 아가씨를 내부적으로 선발해뒀거든. 우리 우림각에는 돌아온 싱글이 여러 명 있는데 그 중 자연분만을 하고 미처 이쁜이 수술을 받지 않은 이가 두 명이 있지. 일단 그 두 사람이 대물을 전담하기로 했어. 대신 일이 끝나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사흘간 유급휴가를 주기로 하고.”
대체 사이즈가 얼마나 큰 사람이기에 그런 준비까지 한 것이냐고 정아가 정색을 하며 물었다. 영미가 큭, 웃음을 터트렸다. 
“그 대물은 여름에 반바지 입지 못할 거야. 길이가 말 그거랑 비슷해서 바지 밖으로 삐져나올 테니까. 아유, 생각하기도 싫다!” 
손사래를 친 영미가 문틈에 얼굴을 댔다.    
마침내 초이스 시간이 끝난 모양이었다. 빈자리가 다 채워지자 선택을 받지 못한 아가씨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방을 나갔다. 곧 음식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손님들과 아가씨들 모두 유쾌한 표정으로 서로를 탐색하는 모양새였다. 정아는 파트너의 잔에 술을 따르고 있는 기싸마를 바라보았다. 홍조가 번져가는 표정과 연분홍 저고리가 꽃봉오리와 꽃받침처럼 잘 어울렸다. 그녀의 홍조는 바람에 날린 불씨처럼 곧 그의 파트너 얼굴로 옮겨져 함께 붉어졌다. 잔이 채워지자 두 사람은 서로 팔을 걸고 첫 잔을 들이켰다. 잔을 비운 기싸마가 방울토마토 하나를 입술로 물어 파트너의 입에 넣어주었다. 
“저년 접대 솜씨가 제법이구먼. 분위기를 보니 이제 곧 파트너 손잡아서 제 치마 속에 넣어줄 것 같은데.”
영미도 기싸마를 보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정아는 기싸마가 영미 말마따나 정말로 파트너에게 그런 서비스를 하는지 보고 싶었지만 영미가 시간이 없다며 손을 잡아끄는 바람에 허리를 펴고 돌아섰다.  
다시 복도로 나섰다. 두리번거리며 걷는데 마루 저편 문에서 얼굴 하나가 나타나 이편을 바라보았다. 인사 잘 해, 성질 더러운 박 마담이야. 영미가 정아의 귀에 대고 속살거렸다. 영미가 목례를 하자 정아도 고개를 숙였다. 박 마담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영미를 바라보며 턱짓으로 정아를 가리켰다. 영미가 내일부터 일하게 된 신입이라고 정아를 소개했다. 정아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정아의 머리에서 발끝까지를 훑어본 박 마담이 무슨 말인가를 하려다가 멈추고는 어서 가보라는 손짓을 했다. 고운 얼굴이었지만 편안한 인상은 아니었다. 박 마담과의 거리가 멀어지자 영미가 살짝 귀띔했다. 아가씨들에게 뒷돈을 챙기다가 걸려서 서열이 장 마담에게 밀린 후로는 눈꼬리가 저렇게 늘 관자놀이를 향하고 있다고. 
두 사람은 복도와 연결된 외부 통로를 지나 천정이 낮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사면의 벽이 모두 거울로 되어 있는 방이었다.   
“여기가 메인 대기실이야. 앞뒤로 당겨서 앉으면 300명은 거뜬하게 소화하지. 요즘은 손님이 많지 않아 여길 비워두고 저쪽 부속실을 대기실로 쓰고 있어. 한복은 저기 커튼 뒤에서 갈아입고, 옷은 옆의 사물함에 넣으면 돼. 이리 와봐.” 
영미는 총총 걸음으로 앞장서서 커튼 뒤로 갔다. 정아는 거울에 비친 자신과 영미의 모습이 퍽이나 대조적으로 느껴졌다. 깡마른 자신의 체구가 뭔가 불안한 느낌을 주는 반면 영미의 통통한 몸매는 퍽이나 안정되고 편안해 보였다. 커튼 뒤에는 열쇠가 꽂힌 사물함이 층을 이뤄 즐비했다. 마치 사우나의 탈의실에 온 것 같았다.  
“지금은 사물함이 남아 도니까 열쇠가 있는 것 중에 골라 쓰면 돼. 이게 내 보관함이야. 맨날 행운이 왔으면 해서 77번을 쓰는데 젠장, 언제나 좋은 일이 펑 터지려는지. 아참, 근데 여기 이 18번은 제외야. 쓰면 안 돼.”
정아는 영미가 가리킨 보관함을 바라보았다. 영미가 사물함의 손잡이를 당겼다. 안에 사각형의 상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영미가 상자를 가리키며 안에 뭐가 들어있을 것 같으냐고 물었다. 정아가 영미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이건 비상용 실탄 박스야. 보다시피 콘돔. 혹시 아가씨들 중에 미처 콘돔 준비를 못하고 왔을 때 빌려 쓰는 거지. 예전에 손님이 많던 시절에는 아예 이 보관함에다 실탄을 가득 채워두고 무료로 쓰게 했는데, 그 많은 양이 이틀이면 동나는 바람에 각자 조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어.”
영미가 박스에서 콘돔 하나를 꺼내 검지에 끼운 다음 그것을 입에 물었다. 그러고는 콘돔에서 검지를 뺐다. 영미의 입에 작은 고무 터널이 생겼다. 놀란 정아가 얼른 영미의 입에서 그것을 빼내 옆의 쓰레기통에다 던져버렸다. 
“가시나, 지금 교육하고 있잖아. 손님에게 콘돔을 씌울 때 손으로 하지 말고 방금 내가 했던 것처럼 입에 물어서 씌워야 해. 마담 언니가 직접 교육을 하면 이걸 지겹도록 반복하게 한다고. 어쨌든 집에 가서 틈틈이 연습해. 처음에는 이상하지만 숙달되면 괜찮아.”  
정아는 그제야 자신이 지금 어떤 신분으로 이 자리에 온 것인지 실감이 났다. 문득 콘돔을 거부하던 고바야시의 찡그린 표정이 떠올랐다. 
“우리 건강은 우리가 지켜야 해. 철저한 콘돔 사용이 그 출발점이야. 그걸 씌우려고 하면 신경질적으로 거부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삽입 전에 교묘하게 빼버리는 미꾸라지 같은 손님도 있으니까 항상 신경을 써야 해. 난 그래서 일단 씌우면 틈을 주지 않고 바로 당겨서 잽싸게 삽입을 시켜버리지.”
영미가 상대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당겨서 제 하체에 바짝 붙이는 시늉을 하고는 깔깔거렸다. 정아는 한 손으로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한숨을 내쉬었다. 
18번 사물함을 닫은 영미가 다시 앞장을 섰다. 어디선가 고기 굽는 냄새가 났다. 소갈비 같기도 하고 삼겹살 같기도 했다. 정아가 걸음을 늦추자 영미가 돌아서서 한마디 했다.  
“가시나, 갈비냄새 처음 맡아보냐, 이제 출근 시작하면 맛난 것들 배가 터지게 먹을 수 있다. 아주 지겹도록. 그러니까 빨리 좀 따라 와.” 
둘은 아까 왔던 연결 통로를 거슬러 나와 복도를 꺾어 돌았다. 그때 중앙 유리문을 막 들어서는 손님들이 있었다. 멈춰 선 영미가 다소곳이 허리를 접자 정아도 따라했다. 어머나, 오늘 물이 왜 이리 흐리지? 저분들 어디 경로당에서 왔나봐. 손님을 향해 연신 허리를 접던 영미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러고 보니 들어서는 손님들 등이 하나같이 완만하게 둥글고, 머리에는 시간의 서리가 가득했다. 저 노인들은 대체 무엇을 기대하고 비행기에 올라 이곳까지 온 것일까. 정아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영미가 몸을 기울여 소곤거렸다. 
“오늘 밤 이거 복상사로 줄초상 치르는 거 아니야?”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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