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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2018.02.19 02:01

오을식의 장편 연재 소설 (53) - 바람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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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밤의 연가


그가 다시 젖을 물었다. 유두에서 출발한 짜릿한 느낌이 전신으로 번졌다. 지금 품에 안긴 이 사람이 인수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정아는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다. 젖을 물고 몸부림을 치는 인수의 모습이 자꾸 어른거리자 정아는 고개를 흔들어 털어냈다. 
젖배가 부른 아가처럼 입술로 젖을 놀리면서 손으로는 반대쪽 가슴을 주무르던 강 회장이 고개를 들고 정아를 쳐다보았다.   
“지금도 겁에 질린 누이 얼굴이 또렷하게 생각난다. 형님은 체포된 지 나흘 만에 종로통 큰길로 끌려 나가 조리돌림을 당했지. 검거 작전을 간발로 피한 나는 먼발치에 숨어 그 치욕적인 광경을 지켜봐야 했어. 형님은 무장한 군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는 깡패입니다. 국민의 심판을 받겠습니다!’ 라고 쓴 현수막을 앞세운 행렬의 맨 앞에 서서 행진을 했지. 커다란 이름표를 단 양복 차림에 수갑을 차고서 말이야. 나는 핏발 선 눈으로 기회를 엿보고 있었지. 여차하면 경계를 뚫고 뛰어들어 형님을 구해낼 요량이었어. 형님이 마침 정면에서 막 지나가고 있었지. 나는 허리춤에서 잽싸게 칼을 빼들었어. 그때는 어떻게든 형님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는 없었지. 내가 군중들을 헤집고 막 앞으로 뛰어나가려는데 뒤에서 누군가 갑자기 내 팔을 낚아챘어. 순간 나는 올 것이 왔구나 싶었지. 형님처럼 군인들에게 잡혀서 형장으로 끌려가느니 차라리 맞서 싸우다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면서 칼을 겨누고 획 돌아섰어. 그러고는 칼을 휘두르려고 하는데, 웬걸 내 팔을 잡은 이는 군인이 아니라 얼굴이 하얗게 질린 여자지 뭐냐.”
“혹시 그 누이가?”
정아가 끼어들었다.   
“맞았어. 누이가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흐느꼈지. 난 혼란스러웠다. 그 눈물이 어떤 의미인지 아리송했거든. 지금이라도 행진 속으로 뛰어들어 형님을 구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너라도 살아서 훗날을 도모하라는 것인지...”
“군인들이 총을 들고 시퍼렇게 지키고 있는데 설마 거기로 뛰어들라는 의미는 아니었을 것 같아요. 그건 자살 행위나 다름이 없으니까요.”
정아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네가 생각해도 그렇지? 나도 같은 판단을 했거든. 누이는 미모도 뛰어났지만 형님의 브레인 노릇을 할 만큼 머리 회전이 빨랐지. 그런 누이가 설마 빤한 주검의 길로 내몰지는 않을 것이라 확신한 거야. 그러는 사이 행렬은 바람에 떠밀린 구름처럼 시야에서 멀어져 갔지.”
“그 때 그 분이 회장님을 만류하지 않았다면 정말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을 것 같아요.”  
“그랬을 테지. 어쨌거나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망연자실하고 있었어. 마치 몰살당한 늑대 무리의 어린 새끼 같은 몰골이었지. 행렬도 군중도 모두 사라지자 나는 기진한 누이를 부축해서 형님이 자주 찾던 요릿집으로 모셨어. 그러고는 두 분이 즐겨 드시던 팔보채를 시켰지. 형님이 앉아 호탕하게 웃던 자리에 앉아 탁자 건너 누이를 바라보는데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지금도 넋이 나간 누이의 파리한 얼굴이 눈에 선하다.”
강 회장의 손이 정아의 무릎 사이를 파고들었다. 정아는 바짝 조이고 있던 무릎을 살짝 풀어주었다. 덩치에 걸맞게 손이 컸지만, 부드러웠다.
“사형은 전격적으로 이루어졌지. 당신이 사형선고를 받을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한 형님은 선고 이후에도 설마 집행을 하겠느냐고, 곧 감형이 내려질 거라고 확신을 했어. 그런데 함께 사형 선고를 받은 청와대 경무관 곽영주나 임화수, 유지광보다도 일찍 전격적으로 형이 집행이 된 거야. 우리 패밀리는 황당했지. 누이는 더 말할 나위가 없었고. 형님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자 누이도 자취를 감춰버렸어. 들리는 말로는 형님의 고향인 경기도 이천의 어느 사찰로 들어갔다는 설도 있고 오대산으로 들어가 계를 받았다는 말도 있는데 확인할 수는 없었지. 나도 고향으로 몰래 돌아와 두더지처럼 숨어 지내는 신세였으니까.”
강 회장이 시선이 허공을 더듬었다.  
“회장님 얼굴에 회한이 가득한 걸 보니 회장님도 그 누이를 무척 좋아했었나 봐요?”
강 회장은 입가에 희미하게 미소를 머금을 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형님의 여자를 감히 어찌 넘보겠나. 그래도 저 여자가 내 여자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 누이가 형님과 잠자리를 할 때면 뜨겁게 달아오른 소리가 문밖까지 너무나 생생하게 들려오는 통에 안절부절못했거든. 어느 때는 나도 같이 섹스를 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결국 화단에다 방사를 할 때도 있었으니까.”
강 회장은 정아의 손을 잡아 자신의 사타구니로 이끌었다. 물렁거리던 그것이 정아의 손에서 점점 자라나 단단해졌다.  
“아까 너와 눈이 딱 마주쳤을 때 어, 이게 누군가, 하는 생각이 가슴을 쿵 쳤지 뭐냐. 이목구비가 오밀조밀 담긴 얼굴도 그렇지만, 특히나 우수의 기운이 가득한 커다란 눈과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축축한 눈매는 거의 복사판이었으니까.”
“제 표정이 그렇게 어둡고 우울한가요?” 
강 회장이 대답 대신 빙그레 웃었다. 
“왜 마음에 걸리니? 근데 뭐 그런 멜랑콜리한 캐릭터를 선호하는 손님들도 많으니까 그걸 부러 바꿀 필요는 없다. 너만의 매력이기도 하니까. 사실 젊은 시절에는 나 역시 너 같은 타입을 좋아했거든.”  
그가 허공을 응시하며 입맛을 다셨다. 그러고는 정아를 안아서 번쩍 들었다. 정아가 어머, 하고 소스라치며 강 회장의 목을 두 팔로 겹쳐 감았다.  
“너는 오늘밤 우림각과 식을 올리는 거야. 그러니 나는 행복한 신부다, 라고 자꾸 주문을 외거라.” 
침실로 들어간 강 회장은 정아를 침대 위에 내려두고 가운을 벗으며 말했다.    
“허허, 정말 엄청나게 쏟아 붓는구나. 이러다 우리도 눈사람이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옛날 어른들이 그러셨지. 초야를 치른 부부가 아침에 일어나 문을 열었을 때 세상이 온통 하야면 그 부부는 평생을 복을 누리며 산다고 말이야.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 아닌가 싶어 기분이 좋구나.”
창문 커튼을 내리며 말했다. 정아는 커튼에 지워지는 창밖 풍경을 마지막까지 지켜보았다. 
곧 방안이 칠흑처럼 어두워졌다.      
*
“자, 스탠바이!” 
장 마담이 손을 흔들며 목소리를 높였다. 술렁거리던 대기실 안이 차분해지면서 시선이 일시에 장 마담의 입으로 쏠렸다.  
“잘 들어라. 오늘 예약은 7차까지 풀이야. 그러니 신속하게 움직여야 해. 지금 호명하는 20명은 동백실로 간다. 참고로 나고야에서 온 손님들이다.” 
장 마담이 이름을 부르자 여기저기서 손을 들었다. 중간쯤에 영미가 손을 들었고 이어 정아도 놀란 표정으로 손을 들었다. 주변의 시선이 정아에게 잠깐 왔다가 이내 장 마담에게로 돌아갔다. 
정아는 영미를 따라 복도로 나섰다. 치마 아래로 들어온 냉기가 종아리를 거쳐 허벅지를 타고 올라왔다. 영미가 정아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마담언니가 우리를 배려해서 부러 우리를 ‘앞니’에 배치한 거라고. 정아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보충 설명을 했다. 
“이제 동백실로 들어가면 손님들이 아가씨를 선택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데, 아가씨들이 마치 이빨 모양새로 늘어서서 손님들의 초이스를 기다리는 거지. 아무래도 시선을 가장 많이 받는 자리에 서야 뽑힐 확률도 높잖아, 그게 바로 한 가운데 자리야. 이빨로 치면 앞니 자리지. 무슨 말인지 알겠어? 자 들어가자!”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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